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추락이 국내 자동차부품 업체들엔 호기라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GM을 비롯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해외 완성차업체들이 비용절감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품질에 비해 가격이 싼 동양기전 한라공조 SJM 에스엘 등 부품업체들이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 같은 전망에 힘입어 24일 한라공조가 5.25% 오른 8천6백20원에 마감된 것을 비롯 동양기전(3.36%) 에스엘(3.16%) SJM(1.47%) 등 주요 자동차부품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상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본 부품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완성차업체에는 부품의 제조기술과 품질경쟁력보다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GM의 추락은 비용절감을 중시하는 추세를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GM 외에 델파이나 포드계열인 비스티온 등도 최근 분식회계 등으로 집단소송의 위기에 처해 있어 상황 타개를 위해 같은 수준의 품질이라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국내 부품업체들로 구매선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내 자동차부품사들은 글로벌 부품업체와 비교해 15∼20% 정도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한금희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GM이 작년 말 GMT900 시리즈 계약을 할당하는 과정에서 자회사인 Guide사와 헤드램프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면서 "에스엘을 비롯한 다른 헤드램프 회사들이 더 많은 공급계약을 따낼 기회를 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스엘은 현재 GM에 연간 차량생산대수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헤드램프를 공급하고 있고 올해 출시될 신차에도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위원은 "유럽 경쟁업체들이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강세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도 동양기전 등 국내 부품사들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