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아차 광주공장의 채용비리 사건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구직자 10명중 3명 가량이 취업 알선을 조건으로 한 금품 요구에 응할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취업포털 스카우트에 따르면 최근 구직자 2천3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업 알선을 조건으로 돈을 요구할 경우 수용 의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받아들이겠다'는 응답자가 30.4%로 조사됐다. 이는 스카우트가 지난 2003년 8월 구직자 1천3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에서 `받아들이겠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20.6%였던 것에 비해 9.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취업 알선을 조건으로 한 금품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구직자의 연령대별 비율은 `20대' 27.3%, `30대' 31.0%, `40대 이상' 46.4%, 구직기간별로는 `6개월 미만'24.1%, `6개월∼1년' 30.1%, `1∼2년' 40.8%, `2년 이상' 42.6% 등의 순으로 나이가많고 구직기간이 길 수록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38.1%)이 여성(19.6%)보다, 거주지역별로는 지방(40.9%)이 수도권(21.4%)보다 각각 많았다. 이들이 돈을 주고서라도 취업하려고 하는 이유는 `취업이 너무 어려워서' 55.3%,`백수상태의 경제적.심리적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25.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취업을 대가로 지불할 수 있는 비용 규모는 `100만∼500만원' 27.4%, `500만∼1천만원' 21.8%, `50만∼100만원' 20.9%, `50만원 미만' 19.8% 등의 순으로, `1천만원 이상'도 10.1%에 달했다. 입사 대상 기업은 대기업 46.8%, 공기업 19.6%, 외국계기업 4.6%, 중소.벤처기업이 4.3% 등의 순이며, 기업을 막론하고 응하겠다는 응답도 23.9%나 됐다. 반면 금품 요구를 거절하겠다는 구직자 69.6%는 거절 이유를 `정당한 방법이 아니어서' 63.9%, `사기일 것 같아서' 31.6% 등의 순으로 꼽았다. 이밖에 구직자 63.6%는 `사회 경험을 쌓기 위해 무보수라도 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무보수 근무 가능 기간은 `1∼3개월' 49.8%, `1개월 미만' 29.2%, `3∼6개월' 15.2%, `6개월 이상' 5.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스카우트 김현섭 사장은 "실업난이 장기화되면서 돈을 주고서라도 취업하고 싶어하는 게 상당수 구직자들의 심정"이라며 "미취업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정부와기업의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기자 aupf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