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무장세력들이 2월을 '전쟁 없는 휴무기간'으로 선포했다. 체첸 반군들의 인터넷 사이트인 '카프카스 쩬트르'는 3일 반군 지도자인 아슬란마스하도프가 지난달 14일 "2월에는 체첸과 인근 국경에서 공격을 중지하라"는 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이트는 또다른 반군 지도자인 샤밀 바사예프도 자기 부대원들에게 오는 22일까지 체첸과 모든 러시아 지역에서 공격을 중지할 것으로 명령했다고 전했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3일 체첸 대통령까지 지냈던 마스하도프의 명령에 따라 바사예프가 휴가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들이 휴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코메르산트는 체첸 무장세력의 행정장관인 우마르 함비예프의 말을 인용해 "분쟁 중단은 유럽 국가들과 오래전부터 논의해왔으며 (우리의) 평화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들어 마스하도프의 친척 8명이 체첸 정부군에 납치되면서 그가 전의(戰意)를 상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스하도프는 1997년 체첸 대통령일 때만 해도 대(對)러 협상파였다가 바사예프와 함께 1998년 이웃 국가인 다게스탄을 침공한 뒤 강경론자로 변신했다. 하지만 바사예프에 비해 마스하도프의 지지 세력은 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가 곧 친러 체첸 정부에 투항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알루 알하노프 체첸 대통령은 이날 이타르-타스와의 회견에서 "마스하도프의 공격 중지 결정은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한 선전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그는 "체첸의 평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그들은 무기를 버리고 체첸 국민의 미래를 보살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