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의 임무가 폭정을 박살 내려는 것이라면 우리의 임무는 제국을 타파하는 것이다." 피델 카스트로(78) 쿠바 지도자가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쿠바, 북한 등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표현한 데 대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이 같이 대응했다.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1일 오후(현지시간) 수도 아바나 국제회의장에서 전세계 52개국의 교육학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회 세계 문맹퇴치회의에서 이른바 쿠바의 자주노선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달 20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2기 집권 취임식을 면밀히 지켜보았다면서, 당시 취임식 중계 장면에서 "한 미친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고 부시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또 쿠바는 미국이든 유럽이든 어느 누구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않는다며, "쿠바는 정신적인 면에서 천국이며 지옥에서 생존하느니 천국에서 죽는편을 택하겠다고 (부시 대통령에게)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어 쿠바를 공격하려면 핵폭탄이 최소한 50개 필요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이며 미국의 대쿠바 침공 가능성을 재차 지적했다. 그는 최근 유럽연합(EU)이 쿠바와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겠다고 한데 대해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며 쿠바인들이 죄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EU측에 다소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날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해 10월 무릎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휠체어 생활을했음에도 5시간 연설 대부분 시간 서있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