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전에 대학 생활을 미리 맛보세요..." 대학들이 수시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입학 전 대학 생활을 미리 설계하거나 학점을 딸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들이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학들은 수시1학기 전형이 처음 도입된 2002학년도부터 대학 진학이 결정된 수시 합격자들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다양한 예비대학 프로그램을 마련해왔다. 우선 연세대는 지난주 원주 캠퍼스에서 수시 1ㆍ2학기 합격자 가운데 희망자 650명을 대상으로 3박4일간 `연세 예비대학' 행사를 가졌다. 지난해까지 신촌캠퍼스에서 계열별로 나눠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은 수강신청 절차나 응원가 등 단편적인 지식을 전수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학부대학이 직접 주관해 `수련회' 형식으로 내용을 한층 심화했다.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과 최재천 서울대 생명학부 교수 등 저명한 교수들이강사로 나서 다양한 주제로 직접 강의를 펼쳤고, 정창영 총장 등 교수 70여명이 행사장을 찾기도 했다. 서강대도 지난해말 수시합격생들을 위한 경제금융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외부기관을 초청해 `My Money Business'라는 제목으로 일주일에 2시간씩 경제금융과개인 재무설계를 교육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120여명의 예비 대학생들이 몰려 열띤분위기 속에 강의를 듣고 있다. 이화여대는 수시 합격자들에게 방학 때 실시하는 영어캠프를 수료하면 3학점을인정해주고 있으며, 언어교육원과 정보통신교육원에서 외국어와 컴퓨터 교육 기회를제공하고 있다. 고려대는 겨울 방학 계절학기에 교양과목 가운데 철학ㆍ한국사 등 부담이 덜한일부 과목을 수시합격자에게 개방, 7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입학을 앞두고 미리 대학 강의를 맛보기도 했다. 이같은 조기학점 취득 기회는 고려대 뿐만 아니라 서강대ㆍ한양대ㆍ연세대 등많은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기초학력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보충 학습'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도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에 이어 기초학력이 부족한 수시합격자들을 대상으로 겨울 방학기간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시전형 합격자 가운데 영어와 수학 평가를 거쳐 일정 수준에 미달한 학생 300여명에게 시청각 교육을 시키고 있으며, 다음달 초부터 학교로 불러 특별 수업을 실시한다. 연세대 정갑영 교무처장은 "대학 생활의 성취 여부는 첫 학기에 결정되는데 한국 학생들은 입시의 해방감 등으로 첫 학기를 그냥 흘려버리기 쉽다"며 "어떻게 대학 생활을 해나갈지 미리 고민해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