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불어닥치고 있는 기상이변은 경제·산업계 기상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빈발하는 집중 호우나 태풍 등으로부터 생산시설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 뿐 아니라 기상 변화에 따른 소비자 수요변동을 정확히 예측,손실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산업분야 가운데 70% 이상이 날씨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영향을 받고 있는 현실(미 상무부 보고서)에서 기상이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그만큼 경영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날씨에 민감한 유통과 레저가 주력업종인 롯데그룹은 전문 기상업체의 컨설팅을 받아 전산시스템 내에서 수요예측 및 관리프로그램을 운용,기상변화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건설업과 항공·운수업 등의 경우 태풍 등 기상재해로 인해 공정 지연,운항 중단 등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업종으로 그만큼 기상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전국 공사 현장에 지상정보를 활용,공정계획과 원가계획을 세우는 시스템을 마련해놓고 있다. 농업 역시 수해(또는 가뭄)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하기 일쑤고 이상기온이 병충해 증가를 유발,새로운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가전·패션·식음료·레저업종 등은 기상변화로 인한 수요변동의 위험에 늘 노출돼 있다. 따뜻한 겨울 기온은 스키장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게 마련이고 에어컨과 빙과류 판매는 기온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생산량 등을 결정하기에 앞서 기상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유통기업의 경우도 기온과 강수,강설 등에 따라 고객수가 크게 달라진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우면 고객수가 대체로 감소하기 때문에 장마철이나 눈이 많이 내리는 시기에는 세일을 피하는 게 원칙이다. 반면 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은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우면 매출이 오르는 특성이 있다. 에너지 기업의 경우도 기온에 따라 수요가 급변하기 때문에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에 반해 기상연계 이벤트와 날씨파생상품제공업 등은 기상이변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잡고있다. 전세계적으로 날씨파생상품 거래액은 지난 2000년을 기준으로 3조원을 웃돌 뿐 아니라 연간 성장률도 50%에 달하는 초고속 성장분야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