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 어제 내년 경제성장률을 4.1%로 당초 전망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삼성경제연구소나 외국계 기관들이 전망하는 3%대보다는 다소 높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의 국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3%대니 4%대니 하는 논란보다는 오히려 잘못하면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에 더 유의해야 한다.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전망이 낮아질 정도로 경제 상황이 점점 나빠진다는 점이다. 연구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처럼 내년 우리 경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역시 내수부진이다. 수출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기가 유지되려면 그나마 내수라도 조금씩 회복되어야 한다. 하지만 내수시장은 지금 꽁꽁 얼어붙어 있다. 소비가 21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엊그제 통계청 발표만 봐도 우리 사회의 소비부진이 어느정도 심각한지를 잘 알수 있다. 게다가 최근들어 가파르게 떨어지는 환율이 수출을 예상보다 훨씬 빨리 움츠러들게 할까봐 걱정이다. 일시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 해외여건이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임을 염두에 둔다면 안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3개월 안에 세자릿수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이다. 자칫 우리 경제가 장기불황으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내년 경제정책 역시 내수 진작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적극적인 감세와 추가금리인하 등을 포함한 확장적 재정 금융정책의 실시도 그런 점에서 적극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때마침 오늘 한국은행은 정례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당장의 경기 상황도 중요하지만 내년 경제 전망까지를 감안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자세로 금리와 통화정책을 면밀히 검토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