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직원들에게 해외근무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던 KOTRA에 여풍(女風)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최근 실시된 해외발령에선 뉴욕 시카고 등 설립된 지 35년 이상된 핵심 무역관에 여직원이 최초로 나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통상전략팀의 조은진씨(28)와 신산업유치팀의 김세진씨(30)는 내년 2월부터 각각 미국 시카고 무역관과 디트로이트 무역관에서 근무하게 된다. 1966년,78년 설립된 이들 무역관에 여성이 발령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나온 뒤 지난 2002년 입사한 조씨는 이번 발령으로 사내 결혼한 남편 옥종수씨(마이애미 무역관 근무)와 보다 가까운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됐다. 디트로이트에서 근무하게 된 김씨는 전공을 살려 투자유치 업무를 전담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해외발령에선 외국인 투자유치 전담기관인 인베스트코리아에서 근무하던 홍성우씨(26)가 핵심지역인 뉴욕무역관으로 나가기도 했다. 1962년 개설된 뉴욕무역관이 여직원을 맞이하기는 역시 처음이다. 이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홍씨는 뛰어난 언어 및 업무능력으로 무역관장의 큰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게 KOTRA의 설명이다. KOTRA에서 이처럼 여성의 해외근무가 늘어난 것은 신입사원들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진데 따른 것. 지난해 대졸 공채에서는 29명 가운데 41%인 12명이 여성이었다. 올해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한 1백40명 가운데 여성이 42%를 차지,여성인력 채용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윤희로 인사팀장은 "5∼6년 전만 해도 해외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은 한 두명에 불과했으나 내년 2월부터는 25명에 이르게 된다"면서 "앞으로 4인 이상 무역관에 여성 인력을 1명씩,지역본부엔 2명씩 배치한다는 대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