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을 전후해 국내 주먹세계를 주름잡았던 김두한씨(작고)의 후계자임을 자처하며 국내 폭력조직의 대부로 알려진 조일환(66)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일 부동산개발과 자서전 발간 등을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갈취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및 사기)로 조직폭력배 천안 송악파 고문 조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2000년 10월하순 충남 홍성군 서부면 4천여평 부지에 회센터로 이뤄진 '천수만 관광타운'을 개발하면서 분양업자 방모(46)씨에게 '무조건 분양하고 돈 먼저 받아라'고 지시했으나 이를 따르지 않는다며 조직원 6명을 시켜방씨의 승용차를 부순 혐의다. 조씨는 또 2000년 4월15일 건축업자 박모(44)씨에게 15억원 상당의 천수만 관광타운 개발공사를 시킨 뒤 공사비를 주지않아 박씨의 회사가 부도나게 했으며 2001년6월 초순 해변가 계단공사를 마친 최모(53.이장)씨에게도 공사대금 2천만원을 주지 않고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씨가 2001년 4월5일 모 출판사 대표 고모(50)씨에게 자서전(22권)을 출간케 한 뒤 제작비로 준 어음(3억8천만원)을 부도나게 하고 같은해 10월 시나리오작가에게 조씨의 일대기를 그린 시나리오를 쓰게 한 뒤 정모(50)씨에게 대납시킨 것을 추가로 밝혀냈다. 경찰은 조씨가 2000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부동산개발과 자서전 발간 등 명목으로 모두 18차례에 걸쳐 폭력을 행사하거나 교사했으며 모두 38억원 상당의 돈을 편취하거나 사취했다고 밝혔다. 6.25전쟁후 천안지역의 대표적인 폭력배로 활동하다 1988년 폭력조직 천안S파를 결성한 조씨는 1995년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씨의 옥중결혼을 주선했으며 2001년 8월독립문 앞에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에 항의하는 명목으로 조직원 13명의 손가락을 절단케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11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가 '일환 형님의 뜻을 받들어 후계자 대열에서 경쟁할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고 조양은씨도 안부편지를 보낼 정도로 조씨는 사실상 국내 폭력조직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가 2002년 7월 SBS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의 후계자로 그려지면서 부천지역 폭력조직과 교류하는 등 전국의 폭력조직과 연계를 시도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올해 1월부터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수사를 벌여 결국 조씨를 구속했다.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