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칠레에서 정체 불명의 폭탄 폭발로 현지 은행의 유리창이 일부 깨지고대규모 시위사태가 예고되는 등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 공식 개막을 이틀 앞둔 18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수도 산티아고시내 칠레 은행(Banco de Chile) 지점 앞에서 소형 폭탄이 터져 은행 유리창이 깨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사건이 칠레에서 계속되고 있는 APEC 반대 시위와 관련있는 지는 아직 알수 없는 상태라고 경찰 관계자들이 말했다. 또 이날 산티아고 시내 중심가에 집결한 시위대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칠레 방문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연 사흘째 `반(反) 부시 시위'가 이어졌다고 스페인 EFE 통신이 전했다. APEC 정상회의 반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단체 `반(反)APEC 조정자'의 지도자마르코스 리켈메는 EFE 통신과 회견에서 "살인자(부시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며힘을 아끼고 있다면서, "오늘은 평화스러운 날이 될 것이나, 내일 부시가 도착하면우리는 이 도시를 점거할 계획"이라고 경고를 보냈다. 칠레 당국의 허가를 받아 19일 산티아고 중심가에서 예정된 가두행진 시위는 대규모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돼 진압 경찰과 유혈 충돌이 우려된다. 또 전날 산티아고 중심가에서 벌어진 부시 대통령 방문 반대 집회를 비롯해 지금까지 칠레 곳곳에서 벌어진 APEC 반대 시위로 모두 381명이 구금조치됐다고 칠레유력일간 엘 메르쿠리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특히 인근국 아르헨티나에서도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처 캄파나시(市)에 있는 산업 폐기물 재처리 화학공장에서 대형 폭발이 발생해 1명이 사망했다고 EFE 통신이 전했다. 이날 오전 8시께 이 공장에서는 여러차례 소규모 폭발과 화재에 이어 대형 폭발이 발생했으며, 폭발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소방 관계자들이말했다. 앞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17일에도 미국계 씨티은행 지점 2곳과 아르헨티나은행 1곳에서 폭탄이 터져 경비원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부상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2001년말 경제가 붕괴되면서 은행들이 고객의 예금을 동결했으며 이로 인해 은행이 국민들의 분노 분출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8월 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아르헨티나를 방문했을 때도여러 은행이 사제폭탄 세례를 받아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일이 칠레 APEC 정상회의 개최와 연결됐을 가능성이 큰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