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통일기념일(10월3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하려다 여론의 압력으로 철회한 가운데 논란의 초점이 노동시간연장문제로 번져가는 조짐이다. 야당과 재계 지도자들이 이번 통일공휴일 폐지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역사관과애국심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공휴일 축소를 통해서는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점에 있다면서 주당 노동시간의 연장문제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제1야당인 기민당(CDU)은 주당 35시간까지 떨어진 노동시간을 이전수준인40시간대로 되돌려놓는 한편 공휴일도 더 줄여야 독일경제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롤란트 코흐 헤센주지사 등 CDU 지도부는 슈뢰더 총리의 후퇴는 일반적인 정치적 패배가 아니라 여론의 흐름을 잘못 이끌고 있다는데 있다면서 근로의식과 관련한독일의 정체성 문제까지도 거론했다. 1989-1990년 당시 내무장관으로 통독협상에 참여했던 볼프강 쇼이블레는 슈뢰더총리가 개별 공휴일 축소보다는 주당 노동시간 연장이 경제부양에 더 효율적임을 잘알고있으면서도 이를 쟁점화하고 나서기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에른주 기사당(CDU)을 이끌고있는 에드문트 슈토이버는 바이에른주가 북부독일 다른주들보다 많은 공휴일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경제성장률이독일내 최고수준임을 지적하면서 공휴일 축소보다는 노동시간 연장이 더 효율적인정책수단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독일인들은 이제 좀 더 일해야 한다"면서 "공장과 사무실 모두 주당40시간의 노동시간으로 돌아가고, 공휴일 세계챔피언이라는 얘기를 더이상 듣지않도록 하자"고 역설했다. 독일 경제인연합회 미하엘 로고브스키 회장은 8일자 포쿠스지 회견에서 "주당 40시간의 노동시간으로 되돌아가면 공휴일 11일을 없애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아무도 피해 보지않으면서 경제부양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논란을 환영했다. 스포츠제품 업체 아디다스의 헤르베르트 하이너 사장도 "1년에 6주나 휴가를 가는 것으로 모자라 14일간의 공휴일을 쉬고 주당 35시간만 일하면서 경쟁력을 가질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더 일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임금감소 없는 노동시간 축소운동에 앞장서왔으나 근년들어경쟁력 저하문제로 기업들의 반격에 직면하고 있는 노동조합측은 노동시간 재연장이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철강노조 IG메탈의 위르겐 페터스 위원장은 40시간 노동시간으로의 복귀는 "전후 최악의 일자리 침탈 프로그램"이라고 비난했다. (함부르크 dpa=연합뉴스) sun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