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지도부는 7일 저녁 잇따라회의를 소집,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이사망한 이후의 혼란 방지와 권력 이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자치정부 소식통들은 아흐마드 쿠라이 자치정부 총리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했으며 이어 마흐무드 압바스 전 총리가 파타 운동 중앙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고 확인했다. 쿠라이 총리와 압바스 전 총리는 회의 후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팔레스타인해방민주전선(DFLP) 등 급진단체의 지도자들과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협상대표인 사에브 에라카트 내각장관은 이날 안전보장회의에서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안보 계획이 수립됐다고 전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쿠라이 총리는 가자지구 내 단체들과의 협의 내용과 법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모든 노력들을 설명했다"며 "안전보장회의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서안의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상태를 끝내기 위한 우리의 안보 계획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으나 더 이상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파타운동 내부의 한 소식통은 이날 중앙위원회 위원들이 압바스 전 총리의 지휘하에 단일 전선을 형성해야한다는데 동의, 압바스 전 총리가 아라파트 사후 팔레스타인 최고 실력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압바스 전총리는 앞서 6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집행위원회 회의를 주재해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재선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고 중동평화 로드맵 이행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이스라엘 군 지도자들이 아리엘 샤론 총리에게 팔레스타인최고 실력자로 부상 중인 압바스와 대화를 시작하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한 관계자도 지난해 압바스가 4개월 간 총리로 재직할 당시샤론 총리가 양보를 거부해 평화노력이 무산됐던 것을 상기하며 "이번이야말로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양대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는 지난 6일 쿠라이 총리와만났으나 7일 저녁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외무장관은 쿠라이 총리, 압바스 전 총리 나빌 샤아스 외무장관 등 3명이 8일 아라파트를 문병하기 위해 파리를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방문기간에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만날 예정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아라파트가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 있는 가족묘지에 묻힐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날 각료회의에서 밝혔다. 팔레스타인 측은 아라파트가 성지인 예루살렘에 묻히고 싶어한다고 전했으나 이스라엘은 보안 문제와 함께 예루살렘을 장차 독립국 수도로 삼으려는 팔레스타인 측의 입지를 강화해줄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날 요르단강 서안의 예닌에서는 알-아크사 순교여단 소속 3명과 이슬람 지하드 소속 1명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대원 4명이 이스라엘 군과의 교전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고 팔레스타인 병원들이 전했다. (라말라.클라마르 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