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분리주의 지도자 아슬란 마스하도프의 대변인 아흐메드 자카예프는 6일 러시아 남부에서 벌어진 학교 인질 사건을 "괴물같은 어처구니 없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체첸 분리주의자들과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영국에서 망명 중인 그는 AFP통신과 가진 전화회견에서 수백명이 사망한 이번인질 사건에 체첸 분리주의자들은 아무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자카예프는 런던에서 전화를 통해 "우리는 인질범들이 벌인 괴물같은 어처구니없는 이번 행동을 비난하며, 민간인들에 대한 어떠한 폭력도 받아들일 수 없고, 정치적 목적이 무엇이든 그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입장은 2차 체첸 전쟁 첫날부터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어떠한 전제 조건들도 없이 무장 투쟁을 포기하고 정치적 대화의 길로 나아갈 준비가 돼있다"며 푸틴이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자카예프는 푸틴이 체첸 내 분리주의자들과 대화 거부 강경 노선을 포기할 준비가 돼있는지에 회의를 표시했다. 그는 "정치적 분쟁을 힘을 통해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러시아 지도부는 (지난 4일 치안 강화를 약속한) 푸틴 대통령의 연설로 미루어볼 때 아직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자카예프는 러시아의 이같은 강경 자세로 인해 체첸 분리주의자들과 러시아 간에 "전쟁이 단계적으로 계속 확대되고, 코카서스 지역에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체첸 분리주의 지도자 아슬란 마스하도프는 짧았던 사실상의 체첸 독립 기간인1997년 체첸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됐으며, 내부 분열된 체첸 분리주의 운동에서 온건세력으로 간주돼 왔으나 현재는 강경 분자들에게 더 가까이 접근해 있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