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존 케리 대통령 후보가 지난달말 전당대회와 대장정 유세에도 불구, 판세가 기울어가는 조짐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케리 후보 진영은 이에따라 케리 후보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공화당의 비방 공세를 조기 차단 하는 한편 이라크전에서의 부시 대통령의 실책을 정면 비판하는 등공세를 강화했다. ◇ 케리 신뢰도 하락 비상 = 케리 후보 진영은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에 결정적영향을 미치는 신뢰도가 참전용사들의 '반케리' 광고 등의 여파로 부시 대통령 보다낮게 나타남에 따라 케리 후보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USA/CNN/갤럽 조사에 따르면 케리 후보에 대한 신뢰도가 39%로 부시 대통령의 44% 보다도 낮았다. 부시 대통령은 바그다드 함락 직전인 지난해 4월 조사에서 73%의 신뢰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1월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보유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신뢰도가 59%까지 떨어졌었다. 부시 대통령 진영은 케리 후보의 상원 정보위원회 참석률이 저조했음을 TV 광고로 비방한데 이어 '부시-체니' 홈페이지에 "케리 후보는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세금 인상에 98차례나 찬성표를 던졌다"고 적시하면서 "케리 후보는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케리 후보 진영은 지난달 자금 비축을 위해 TV 광고시간을 미리 확보해 두지 않은 채 참전용사들의 비방 광고에 늑장 대응함으로써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 케리 비방 적극 대처 = 케리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2일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일련의 공화당측 연사들이 전당 대회를 통해 케리 후보를 비판한 데 대해 "공화당은 애국자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고 있다" 면서 "그들의 분노로 이 나라가 바뀌거가 당연히 해야될 일이 행해지지는않는다"며 일축했다. 케리 후보 진영은 부시 대통령의 수석 정치보좌관인 칼 로브가 전날 AP 통신과의 회견을 통해 "케리 후보의 반전활동은 참전용사들의 '전력과 복무'를 훼손하는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즉각적으로 그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로브의 발언은 참전 용사들이 케리 후보의 베트남전 무훈을 깎아내린 1차 광고에 이어 반전 활동을 문제 삼는 2차 광고를 내보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케리 후보 진영은 밥 커리, 맥스 클레런드 등 참전용사 출신의 전직 상원의원들을 동원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로우브의 발언은 흑색선전이며 사임해야 한다고주장했다. ◇ 이라크전 정면 비판 =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개전에 찬성했던 입장이어서이 문제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오던 케리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부시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전쟁에 임했을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의 대 이라크 전략이 실패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재향군인회 총회에서 "대통령은 내가 이라크에 관해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같은 말에 동의할 수 없다" 면서 "부시 대통령의 일련의 실책으로미군이 위험에 빠지고 납세자의 부담이 늘어났으며 이라크를 테러리스트들의 은신처로 만들었다" 고 주장했다. 케리 후보가 이처럼 이라크전에 적극 대처하게 된 것은 공화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이라크전을 정당화하고 성공한 전쟁이라는 논리로 부시 대통령의 지도력을 추켜세우는 것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케리 후보는 자신이 전시 지도자로 적격자임을 내세우기 위해 부시 대통령을 비난한데 대해 참석자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자, 군인들의 희생은 치하하는한편 국방부를 움직이는 민간 지도부를 공격하는 등 군심을 붙잡으려 애썼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