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와 한골씩 주고받은 공방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사진 : 26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파라과이의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에서 박규선이 파라과이 수비의 테클을 피하고 있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경기도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올림픽호 황태자' 조재진이 전반 3분 골 가뭄을 해갈하는 선제골을 터뜨렸으나후반 종료 직전 크리스티안 보가도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줘 올림픽대표와 국가대표가 섞인 파라과이 선발팀과 1-1로 비겼다.


김호곤호로서는 올림픽 예선 이후 모로코, 일본과의 2차례 평가전에서 연속 무득점에 그쳤던 '답답증'을 조재진의 한방으로 털어냈지만 마무리 완성도 부족과 좌우 측면 공격의 불균형 등 여전한 숙제를 남긴 한판이었다.


올림픽대표팀은 막판 1골을 내주는 바람에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6경기와 평가전 3경기를 통해 이어오던 연속 무실점 기록을 '9'에서 마감했고 파라과이와의 올림픽팀 공식 대결에서는 2무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공수 조직력이 안정돼 가고 선수들의 컨디션이 되살아난 한국이 전.후반 내내 경기를 압도했지만 아테네행 장도에 앞서 기분좋은 승리를 지켜내지 못한막판 집중력 부족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조재진, 최성국을 투톱으로, 맏형 유상철을 중앙수비수로 포진시킨 한국은 경기시작 3분 만에 상대 골문을 열어젖혀 지긋지긋한 골 가뭄을 단번에 해소했다.


스트라이커 조재진은 전반 3분 최태욱이 절묘한 스루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일거에 허물어뜨린 뒤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든 박규선이 골키퍼를 따돌리는 횡패스를연결해주자 '먹잇감'을 놓치지 않고 날카롭게 쇄도하며 문전에서 오른발로 가볍게네트를 갈라 결승골을 낚았다.


조재진은 이어 전반 6분 최성국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뽑는 듯 했으나 볼이 약간 빗맞아 골문을 벗어났다.


공세를 이어간 한국은 전반 23분 최성국이 특유의 현란한 드리블로 수비수 2명을 제치며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은 뒤 페널티지역에서 수비수에 걸려 넘어졌으나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아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이어 33분에도 조재진-최성국-최태욱으로 연결되는 그림같은 삼각패스로파라과이 수비진을 허무는 조직력을 과시했으나 이번에는 최태욱의 마무리 슈팅이정확하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37분에는 파라과이 스트라이커 라미에스에게 순간적인 돌파를 허용해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김영광이 재빨리 튀어나와 선방했다.


후반들어 임유환을 중앙수비로 놓고 유상철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시켜전술변화를 꾀한 한국은 후반 15분 조재진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볼은 야속하게도 왼쪽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왔다.


한국은 종료 10분 전 부상을 털고 복귀한 김동진과 2분 뒤 조재진이 연달아 슈팅을 날리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후반 종료를 앞두고 경기 분위기가 어수선한 틈을 타 파라과이가 역습에나섰고 전광판 시계가 45분을 가리킨 순간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헤딩으로 연결된 볼을 파라과이 수비수 보가도가 껑충 솟아오르며 헤딩으로 꽂아넣어 한국이 다 이긴경기를 무승부로 만들었다.


다음달 1일 그리스행 장도에 오르는 김호곤호는 오는 3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호주올림픽대표팀과 마지막 공식 평가전을 갖는다.


(고양=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