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칼텍스정유 여수공장 가동이 노사교섭 2개여월만에 결국 전면 중단됐다.

LG정유는 19일 오후 1시30분부터 공장 가동을 공정별로 줄여가 오후 5시 회사가관리하던 공정 가동을 모두 중단했으며 노조측도 20분 후 점거해 가동하던 일부 공정을 중단한 뒤 철수해 전 공장이 `올 스톱'됐다.

LG정유가 공장 가동을 완전 중단한 것은 지난 1967년 건립 이후 처음이다.

회사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장 일부 조정실이 노조에 점거된 상황에서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가동을 중지 시킬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노조가 조정실을 점거하는 과정에서 관리자에게 의자를 던지고 유리창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했을 뿐 아니라 모든 공장 출입문을 점거하고 출입을 통제해 실질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공장 가동을 구태여 중단할 필요가 없었는데 사측에서 이를강행한 것은 문제"라고 반박했다.

노사는 공장 전면 가동 중단에 앞서 각각 기자회견과 성명을 내고 파업과 일부시설 점거의 원인이 상대방에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사측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정부의 힘을 빌려직권중재를 통해 손쉽게 노조를 제압하려 하고 있다"며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으로강경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는 지난 5월 24일 첫 임금 교섭이후 단 4번의 교섭만 가진 뒤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며 조정기간 중인 지난 7일 찬반투표로 쟁위행위를 결의했다"고 반박했다.
. 특히 LG정유 명영식 사장은 이날 오후 공장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권력 투입을 강력 요청했다.

그는 "정유 및 화학제품 생산공정은 화재나 폭발 등 위험이 매우 클 뿐 아니라LG여수공장은 공정이 서로 연결돼 있어 사고때 파괴력이 다른 공장보다 훨씬 크다"며 "안전을 위해 공권력 투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18일부터 이날까지 공장 일부 가동중지로 400억원의 매출 손실에 이어20일부터는 매일 매출액 감소 등 직접 손실 302억원, 원유 체선료 등 간접 손실 78억원 등 380억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전면 조업중단 뒤 노조원들은 일부 시설에 대한 점거를 풀고 공장 광장에 모여사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회사측은 공정별 안전점검에 나서고 있다.

한편 지역민들은 LG정유의 가동중단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 시민은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울때 국내 2대 정유회사와 이 회사에서 고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이 자숙하기는 커녕 파국으로 줄달음 치고 있다"며 "협상 등을 통해 하루 속히 화해해 공장을 다시 가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사는 "언제라도 사측이 교섭을 제의해 오면 응하겠다"(노조)거나 "법과 질서가 존중되는 정상적 상황에서 교섭분위기가 성숙되면 교섭을 재개하겠다"(회사)고 밝히고 있으나 조업 전면 중단의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뒤여서 빠른 시일내협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수=연합뉴스) 최은형 기자 ohcho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