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이요르단강 서안의 분리장벽 문제 해결을 위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총리를 잇따라 접촉,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의 스티븐 하들리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앨리엇 에이브램스 국가안보협의회(NSC) 중동전문가는 12일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아메드 쿠레이 팔레스타인 총리와 만나 분리장벽이 국제법에 어긋난다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판결 해법을 논의했다.

쿠오리 총리는 회담후 "어려운 시기에 나온 의미있는 회의"였다고 답한뒤 팔레스타인의 향후 조치에 대해 "첫 정차역은 유엔이며 그 다음에 두번째 정차역이 무엇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들리 부보좌관과 에이브램스는 이어 예루살렘을 방문,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 샤울 모파즈 국방장관과 13일 접촉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앞서 "11월 대선전 미국이 거부권 행사를 피하기 위해 ICJ 판결과 관련된 유엔안보리 투표에 대한 압력을 저지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 이번회담의 성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한 외교소식통은 "두 백악관 인사는 새로운 조치 없이 내년 가자지구 철수 문제를 논의하고 관계유지를 원하고 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나세르 알-키드와 유엔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이와 관련, "당장은 아니지만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분리장벽 문제를 유엔 안보리로 가져갈 것"이며 "이미 아랍회원국들이 16일 총회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알-키드와 대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 대선후 안보리 개최 가능성에 대해 "팔레스타인은 안보리 회의가 미국 대선 이후로 열리기를 원치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ICJ의 판결에 따라 이스라엘과 미국이 분리장벽을 철거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는 12일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서안지구의 분리장벽과 폭력이 중동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평화진전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U의 외무장관들도 "ICJ의 판결은 분리장벽이 국제법에 어긋난다는 EU의 오랜믿음을 확인시켜 주었다"면서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지어지는 이른바 분리장벽 건설의 중단과 철거를 이스라엘에 요구했다.

(라말라.브뤼셀.유엔본부 AP.AFP.dpa=연합뉴스)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