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택시연맹과 금속노조가 투쟁에 가세키로 함으로써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1차 고비를 맞게 됐다. 특히 이들 산별 노조나 연맹에 이어 대기업 중심의 금속산업연맹과 궤도연대를포함한 공공연맹 등의 투쟁 일정도 내달까지 줄줄이 잡혀 있어 자칫 연대 총파업 등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투 `분수령' 병원파업, 노사 이견 계속 = 병원 노사간 교섭은 개별 사업장등을 제외하고는 노동계의 하투 일정상 가장 먼저 잡혀 있는 데다 주5일 근무제 등노동계의 현안이 쟁점으로 포함되면서 올 하투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여겨져 왔다. 당초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수술실 등 필수업무를 유지, 진료에 큰 차질을 초래하지 않고 `대화'를 근간으로 계속 교섭을 벌이기로 함으로써 주말인 13일까지 어느 정도 의견접근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양측은 매일 진행된 교섭과 13일 오후부터 이어진 밤샘 마라톤 협상에도불구하고 당초 기대와 달리 주40시간 근무 등 주요 쟁점과 관련해 의견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 파업이 장기화되고 필수업무 분야 등 직원들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파업 닷새째를 맞은 14일부터 진료의 공백이 우려되고 있는 상태다. ▲16일 1차 고비, 장기화땐 연대 총파업 우려 = 당장 16일부터 택시연맹과 금속노조가 파업 투쟁에 합류한다. 민주택시연맹은 부가가치세 경감분 전액 지급 등 정부의 택시제도 개선방안 수정 등을 요구하며 14일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시킨 데 이어 지역별 총파업 출정식을거쳐 16일 오전 4시부터 전국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금속산업연맹 산하 금속노조도 손배가압류 철폐, 최저임금 쟁취, 구조조정 노사합의 등을 내걸고 16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경고파업을 벌인 뒤 23일 2차 파업과 이달말 3차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차 등 완성차 노조를 포함한 금속산업연맹은 16일까지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29일 집중투쟁을 벌이기로 했으며, 서울지하철공사 등 궤도연대를 비롯한공공연맹도 11일 쟁의조정신청과 18∼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이달말부터 하투에 가세키로 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 현재까지 하투의 향방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병원 노조의 경우 교섭에서 한치의 이견도 좁히지 못하면서 1만5천명의 상경 총파업 투쟁 등 파업을 확대할 움직임이다. 또 택시연맹과 금속노조, 금속연맹 등 산별연맹과 노조의 경우 택시제도 개선이나 임금 인상, 사회공헌기금 조성을 비롯한 주요 현안을 놓고 당장 해법을 찾기가불가능한 데다 궤도연대의 경우 병원노조와 마찬가지로 주5일제 시행과 인력 충원이쟁점으로 작용하면서 손쉬운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따라 병원노조와 택시연맹, 금속노조의 교섭이 원만히 해결되면 이후 투쟁의 분위기가 다소 수그러들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궤도연대의 총력 집중투쟁이 예정된 내달 중순까지 투쟁강도가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병원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진료 차질이 초래될 경우 자칫 직권중재-불법파업-공권력 투입-정면 충돌-연대 총파업 등 파국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다만 정부와 노조, 사측 모두 여전히 "대화와 타협의 원칙을 견지한다"는 입장이어서 꾸준한 교섭을 통한 막판 극적 타결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도 남아있는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