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신정애(59.여)씨와 신씨를 돕는 일본의비정부기구(NGO)인 `북한 귀국자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은 7일 오후 서울 종로YMCA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북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당국에 붙잡혀 북한으로송환된 신씨의 두 아들과 조카의 신변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 정부에 호소했다. 탈북자가 신원 노출을 감수하고 공개적으로 북한에 잔류한 가족들의 구명을 호소하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신씨의 아들 장경철(35).경수(32)씨와 조카 장미화(35.여)씨를 포함한 탈북자 7명은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上海)시 일본인학교에 진입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구속된 뒤 북한으로 송환, 청진의 수용소를 거쳐 함경북도 보위부에 현재 수감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함께 탈북을 시도했던 며느리와 두 손자는 다행히 보위부에서 풀려나 북한의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소문에 따르면 수감 중인 아들들이 며칠 있으면 형을 선고받는데 영영못 나올 것 같다고 한다"며 "그간 아들들에게 화가 미칠까 두려워 침묵을 지켜왔으나 문제가 커지고 있어 이들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35년간 북에서 산 경험에 비춰볼 때 도 보위부에 끌려갔다면 다시는못 나올 것"이라며 "나를 따라 남한에 오려 했기 때문에 무거운 죄로 보고 있는 듯한데 나오지 못하는 곳에만 가지않고 몇년 형을 살다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북한에 대해 이들 세 명을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중국 정부 역시이들을 북한에 송환, 생명의 위협을 받게 했다며 "심각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주장했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61년 북송선을 타고 집단 입북한 신씨는 99년을 비롯해 두차례 탈북을 시도했다 실패, 북으로 소환됐으나 2001년 탈북에 성공해 한국에 들어왔으며, 1년뒤 탈북한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일본 중의원회관에서도 기자회견을 가진 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을 방문해 구명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모임의 야마다 후미아키(山田文明.55.일본 오사카대 교수) 대표는 "우리가실패하는 바람에 신씨의 가족들이 생명을 위협당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조만간 한국 정부에 탄원서를 내는 한편 국내외 관련 단체와 접촉, 가능한 모든형태의 구명운동을 아낌없이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10여년 전 설립된 이 모임은 59년 시작된 북한의 재일교포 북송사업으로 귀국한재일동포의 인권과 생명을 보호하는 활동을 해왔으며 지난해부터 중국 등지에서 탈북자 구출 활동을 본격적으로 벌여온 민간단체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