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차량 결함을 둘러싼 송사가 잇따르고 있는가운데 기아차 쏘렌토 고객들이 제조업체를 상대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대응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들이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고객들의 `권익 찾기'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파문이 예상된다.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인터넷 동호회인 `04년식 쏘렌토 미션 정식 리콜 추진카페'(cafe.daum.net/04sorentorecall)는 법무법인 백상을 통해 이달 중순께 2004년형쏘렌토 5단 변속기 모델에 대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낼계획이다. 동호회측은 가처분 신청서에 이어 손해배상 및 원상회복(리콜)을 요구하는 본안소송도 제기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들이 쏘렌토 5단 변속기 모델과 관련, 제기하는 주요 문제점은 ▲변속 타이밍이 너무 늦고 ▲RPM이 높은 상태에서 변속이 돼 가속력이 떨어지는데다 ▲후진시 출력이 떨어져 뒤차와 충돌 위험이 있고 ▲엔진 소음이 과다하다는 점 등이다. 동호회는 3월 발족된 뒤 그동안 서명운동에 돌입, 약 1천300여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으며 고장이나 결함으로 트랜스미션을 직접 교체한 사례도 현재까지 70-80여건 접수된 상태로, 사고 사례도 계속 신청받고 있다. 동호회측은 소송 비용 모금운동도 벌이고 있으며 이달 10일까지 서명운동 및 피해 사례 접수를 받아 본격적인 법적 절차를 밟아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는 5단 변속기 모델에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전성의 문제가 아닌 만큼 리콜의 대상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회사측은 ECU(Electronic Control Unit)와 TCU(Transmission Control Unit) 등 차량 및 미션 전자 제어시스템을 개선, 지난달 출고분부터 새롭게 적용하고있으며 지난달 14일부터 기출고 고객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ECU/TCU 업그레이드 작업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동호회측은 특히 오르막길에서 후진할 때 힘이 달리고 엑셀 반응이 늦어뒤에서 달려오던 차와 부딪힐 가능성이 큰 만큼 차량의 트랜스미션 결함이 안전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ECU/TCU를 재조정했을 경우 저.중속 시내 주행시 액셀 반응이 다소빨라지고 RPM 변화폭이 억제되는 장점은 있으나 연비 및 고속주행시 가속성능 저하,최고속도 감속, 엔진 소음 및 차량 떨림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는 만큼 트랜스미션교체 등 통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5단 변속기 모델 출시 당시의 과대 광고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랜스미션 신규 교체 비용은 1대당 150만-200만원으로, 소비자들의 요구대로그동안 출고된 쏘렌토 5단 변속기 모델 약 2만2천여대 전체를 상대로 리콜을 실시할경우 비용은 300억-400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앞서 GM대우차 레조 LPG 차량 구입차 22명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지난달말 인천지방법원에 제기했으며 `자동차 10년 타기 시민운동본부'도 현대차가 미국에서 엔진출력을 과대표시해 자동차를 구매한 개인에게 배상키로 미국 법원과 잠정합의한 것과 관련, 역차별 문제를 들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차량 결함을 둘러싼 법정 비화가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메이커들도 철저한 품질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리콜 및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모래알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10년 타기 시민운동본부' 임기상 대표는 "자동차 종주국인 미국에서도소비자 소송이 품질향상을 앞당겼다"며 "제품을 팔면 그만이고 문제가 생기면 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는 시대는 지난만큼 출고에서부터 폐차시까지 책임지는 무한보증개념이 도입돼야 하며 품질향상만이 소송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