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사별한 80대 할머니가 남편이 재직했고 지금은 아들이 몸담고 있는 의과대학에 거액의 발전기금을 내놓았다. 가톨릭의대에 따르면 지난 68년부터 8년간 이 대학 의학부 교수로 재직한 고(故) 이명섭 교수의 부인 황정희 마리아 여사(82)가 최근 대학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발전기금 10억원을 기탁했다. 재직 중 의사학 강의를 맡았던 고 이 교수는 어려운 연구 여건 속에서도 여러 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등 연구에 열성적이었다고 제자들은 회고하고 있다. 특히 고 이 교수의 아들인 이준성씨는 현재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소아과 교수로 2대째 같은 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황 여사는 "생전 고인의 뜻을 이제야 받들었다"고 말했다. 아들 이준성 교수는 "아버님은 의대 교수로 재직하시는 동안 연구에 몰두하셨던 분"이라면서 "퇴임 후 아버님이 후학들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못한 데 대해 못내 아쉬워하셨는데 어머니가 이런 뜻을 기리기 위해 성금을 기탁했다"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