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유럽연합(EU)은 21일 모스크바크렘린궁(宮)에서 러시아의 WTO 가입 및 도쿄기후협약 비준 등 주요 현안 논의를 위한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러-EU 간 갈등을 야기했던 지난 1일 EU의 동구권 확대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정상회담은 러시아의 WTO 가입 실현을 위한 주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며 "러-EU는 복잡한 분쟁을 해결할 수있는 동등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면서 "거기에는 지도자도 추종자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대등한 협력 관계 구축 필요성을 역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아주 민감한 문제들에 대한 타협점을 찾아낼 능력이 있다"면서 "이번 회담이 건설적이고, 양측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U 순번 의장국인 아일랜드의 버티 아헌 총리도 "러-EU 협력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길 희망한다"면서 "3주 전 EU는 발트해 연안 3국 등 동유럽 국가를 포함한 10개국을 신규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러시아와 더욱 가까워지게 됐다"고 지리적.정서적인접성을 강조했다. 아헌 총리는 또 "러시아가 러-EU 우호협력협정(PCA) 연장안을 즉각 조건 없이승인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해 PCA 연장안을 비준하지 않겠다는 앞선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의 위협을 겨냥했다. 한편 콘스탄틴 코사체프 국가두마 국제관계위원장은 이번 러-EU 정상회담이 러시아의 WTO 가입을 둘러싼 양측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지난 19일 전망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