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자이툰부대는 이라크 북부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 가운데 한 곳을 선정해 6월 중순 파병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대연 국방부 대변인은 2일 "우리 합참과 미중부사령부는 한국군의 파병지역으로 아르빌주 남부와 술라이마니야주 2개 지역 중 한 곳을 선정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남 대변인은 황의돈(육군 소장) 자이툰부대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조사단을 이달 중순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로 보내 현지 기후와 지형,숙영지 여건,임무수행 용이성 등을 조사한 후 정부의 공식 입장을 결정해 미국과 파병지를 놓고 최종 조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새 파병지와 관련해 현재 미군 민사요원 1백여명이 주둔할 정도로 치안이 양호하고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는 이유로 술라이마니야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달 말까지 파병지가 최종 선정되면 다음달 중순 또는 말 자이툰부대 선발대를 현지로 보내기 시작해 늦어도 6월 중순까지는 파병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방부는 병참전진기지로 이용되고 있는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북부지역까지 이동거리가 멀어 육상교통을 통한 군수물자 수송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미사일 교란장치 등을 장착한 C 130 수송기 4대를 투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자이툰부대가 2곳 중 어느 곳을 선택하더라도 "전후 피해를 입은 지역에 군대를 보내 평화재건을 돕는다"고 한 대국민 약속을 스스로 파기하는 꼴이 돼 파병을 둘러싼 논란이 총선 정국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르드족의 정치 중심지인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는 1991년 걸프전 이후 미·영연합군의 비행금지구역(No-fly Zone) 설정에 힘입어 이라크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은 채 독립국가에 버금가는 자치를 누려왔고 전쟁피해도 겪지 않았다. 이들 지역이 그동안 준비해온 이라크로부터 분리독립운동을 본격 추진할 경우 자이툰부대가 종족분쟁에 휘말리면서 아랍권 전역으로부터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