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초보인 홍길동씨는 최근 마음에 쏙 드는 상품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증권사 전문 인력이 주식투자를 알아서 대신 해준다는 '일임형 랩어카운트'. 홍길동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신문기사를 보면서 직접 종목을 골라 투자했다. 그러나 팔면 오르고 사면 떨어지는 게 홍길동씨의 운세였다. 그래서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 투자에 나서볼까 했지만 과거 대우채 사태가 떠올라 그만뒀다. 잘못하면 환매가 중단되거나 원금까지 손실을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홍길동씨가 일임형 랩에 끌린 것은 간접투자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투신사 펀드와는 달리 이런 문제점이 거의 없다는 데 매력을 느껴서다. ◆랩어카운트와 펀드 투자의 공통점 랩어카운트 역시 투신권의 펀드와 마찬가지로 간접투자 상품이다. 따라서 전문 인력이 고객의 자산을 일임받아 운용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다만 투신권의 펀드 운용인력을 펀드매니저,랩어카운트의 운용역을 머니매니저로 부르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투자대상이 주식과 채권뿐 아니라 수익증권·뮤추얼펀드·선물·옵션·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다양한 점도 비슷하다. ◆랩어카운트와 펀드 투자의 차이점 우선 개인별 맞춤투자가 가능하느냐 여부가 다르다. 기존 펀드 투자의 경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특정 고객의 의사를 반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일임형 랩은 고객의 개인 계좌를 개별적으로 운용한다. 따라서 고객 입장에선 펀드 투자에 비해 자기 계좌에 들어있는 종목을 언제든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투자의 투명성이 보장되는 셈이다. 또 문제 종목이 있으면 바로 교체를 요구할 수 있고 적극적인 투자의견이 있으면 이를 반영할 수도 있다. 가령 투자자 입장에서 A종목 주가 전망이 좋으니 A종목에 대한 비중을 10%에서 20%로 늘리고 대신 주가 전망이 어두운 B종목은 빼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운용자의 운용 성과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별도의 해지 수수료가 없는 것도 차이점이다. 수익형증권 등 기존 펀드 투자의 경우 가입 후 마음이 바뀌어 중도 해지할 경우 이익금의 70%에서부터 많게는 90%까지 별도 수수료로 떼줘야 한다. 그러나 일임형랩에선 별도의 해지 수수료가 없다. 수수료 체계도 다르다. 투자자가 기존 펀드에 가입하게 되면 판매수수료,운용수수료,수탁수수료 등을 지불한다. 다시 말해 판매사와 운용사,수탁사 모두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셈이다. 그러나 랩어카운트의 경우 수수료는 계좌를 튼 증권사에만 지불하면 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