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유엔의 핵사찰을 미룸으로써 불이익을 자초하고 있다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4일 주장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이 같이 말하고 "사찰단을 괴롭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일을 미루면 스스로가 괴로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 모든 의혹을 확실히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가능한 한 빨리 (이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IAEA 사찰일정 변경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면서 다음 주가 이란인들의 새해라며 이란이 사찰연기를 주장한 것에 대해 "사찰일정이 휴일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IAEA 사찰단은 지난 13일 이란이 사찰을 유예한 것에 대해 분노를 나타내며 무기 관련 핵 활동을 숨기고 있다는 결론을 채택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핵사찰단에 대한 협조의 수준을 변경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으나 핵 비확산조약(NPT) 탈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미드 레자 아세피 외무부 대변인도 IAEA의 부정적인 결론이 나온 뒤 이란이 유예한 사찰단의 재방문을 수용하겠다고 했으나 그에 앞서 재협상을 거쳐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 한 외교소식통은 지난해 2월부터 이란의 핵계획에 대한 검증을 시작한 IAEA는 오는 6월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나 이란이 다음달 말까지 사찰을 연기함으로써 사찰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날 파키스탄으로부터도 좀더 많은 협조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파키스탄이 협력하고 있지만 암거래시장을 통해 이란에 판 원심분리기 부품과 비교하기 위한 표본추출을 허락하는 등 더 많은 협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