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소추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밤 서울 광화문에서는 3만5천여명(경찰추산.집회측 추산 5만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탄핵무효와 민주수호를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이틀째 이어졌다. 퇴근길 시민들이 동참했던 전날 집회보다는 참가 인원이 다소 줄었지만 가족,연인 또는 동호회원 등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참가한 시민들은 광화문~종각 사이도로를 가득 채우고 야권의 탄핵 가결을 비난했다. 오후 4시부터 집회 현장에 모여든 시민들은 한손에 촛불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민주수호', `탄핵무효'라고 적힌 붉은색 카드를 든 채 "탄핵안 가결은 민주주의에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시위를 벌였다. 홍근수 목사는 "이라크 파병으로 헌법을 위반하고 부정부패로 자격이 없는 국회가 대통령 탄핵으로 국민적 혼란을 불러왔다"며 "탄핵은 무효며 민주주의를 수호하자"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서주원씨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 특히 내일은 출근해야 되고 저녁 날씨가 쌀쌀한데도 시간이 지나면서 인파가 늘었다"며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감정은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훈(41)씨는 "노 대통령을 지지하지는 않으나 어제도 참여했고 집회 문화가자발적 시민 참여로 바뀐 거 같다"며 "시위에 이념을 덧씌우려 하는데 있을 수 없는일로 구태의연한 시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핵이 가지는 의미는 반민주대 민주, 선과 악의 대결로 번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오히려 의원들의 자질을 볼 수 있었고 새로운 정치 문화를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여자친구와 이틀째 참여한 회사원 박규영(29)씨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지만 상식과 몰상식이 대립하는 현 정국에서 상식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어 집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함형복(29.여)씨는 "남자친구가 데이트 장소를 여기로 잡았다"며 "탄핵반대 의견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 집회를 통해서 탄핵에 찬성한 193명뿐만 아니라 모든 국회의원들이 총선에서 물갈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 시민들은 집회를 주최한 `탄핵무효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행동'이준비한 무대 공연에서 가수들이 부르는 `광야에서', `격문1', `바위처럼' 등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46개 중대 5천여명의 전.의경을 집회 장소 주변에 배치해 교통 통제에 나서는 한편 기습 시위에 대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임주영기자 gcmoon@yna.co.kr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