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오는 25일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2차 북핵 6자회담에서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법을 통한 핵무기 및 핵프로그램 해체를 북한에 요구했던 지난해 1차 6자회담 때보다 별로 완화되지 않은 강경한 입장을 취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2차회담에임하는 미국의 전략을 이 같이 소개하면서 미국은 영변 핵시설을 동결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을 부적절하다고 거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 대표단은 플루토늄 계획과 별도인 고농축 우라늄(HEU) 계획을 북한이완전 공개하고 해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부시 행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농축 우라늄 계획을 시인하지 않는다면 협상이 계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그들이 HEU를 부인한다면 우리는 어떤 합의를 이룰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의 농축 우라늄 계획을도왔다고 시인했기 때문에 미국 당국자들은 이번 회담에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임해야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표단은 칸 박사의 자백을 북한의 우라늄 농축 계획의 추가 증거로서 이번 회담에서 들이밀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당근조치의 하나로 거론되어 온 대북 안전보장방안의 순서와 시기 등에 대해서도 구체화된 것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협상전략을 마련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북한이 요구하는 중유제공 재개 등에 대해서도 북한이 미국의 요구 충족을위해 과감히 움직일 때에만 그 같은 단기적인 지원책이 실시될 수 있음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리비아의 대량살상무기(WMD) 포기 선언을 거론하면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미국과 리비아간 관계 개선의 선례가 북한의 경우에도 열려 있음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고위 당국자는 "목표는 리비아식"이라면서 "모든 것을 해체하겠다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신문은 미국이 이처럼 북한에 대해 요구하는 것은 명확히 밝히면서도 반대급부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것은 훨씬 덜 구체화됐다고 지적했다. 한 당국자는 "미 행정부 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 관리들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농축 우라늄 계획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북한에 대한 너무 과도한 일일 수 있다면서 미국이 영변 핵시설의 해체만을 일단 수용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미국측에 전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