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지명전에서 선두를 달리는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 그 뒤를 쫓는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간 공방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후보지명 당원대회)와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며기세를 올린 케리 의원은 딘을 비롯한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격 표적이 됐고 각종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다 지금은 2, 3위로 내려앉은 딘은 케리 의원에 대한 공격에 주력했다. 이런 상황에서 7개주가 동시에 예비선거와 코커스를 벌이는 오는 2월3일의 이른바 `미니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케리가 선두를 달리고딘과 존 에드워즈(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관이 그 뒤를 달리는 4파전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후보간 공방전 = 딘 전 주지사는 31일 케리 의원이 "또 다른 특수이익단체의복제물"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지금까지 그가 케리 의원을 비난한 말중 가장 강도높은 단어다. 딘은 특히 이날 워싱턴 포스트가 케리 의원이 지난 15년 동안 워싱턴 정가의 로비스트들로부터 가장 많은 자금을 모금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격분하고" "격노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딘은 "우리가 이 지명전에서 또 한명의 공화당원을 갖고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딘은 과거 클라크 전 사령관을 공화당원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딘은 "우리가 특수이익단체의 시녀를 지명한다면 조지 부시를 이길 수 없을 것이며 조지 부시처럼 많은 돈에 손을 대고 있는 사람을 지명하면 조시 부시를 이길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리 의원측은 딘이 주지사 시절의 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을 비난하면서 그를 딕 체니 부통령과 비슷한 인물이라고 공격했다. 케리의원의 대변인스테파니 커터는 "이런 비난은 정치적인 결과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145개의 서류상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나왔다"면서 "그는 주지사 시절 자금 기부자들과 체니와 같은 스타일의 비밀 에너지 회의를 가졌다"고 비난했다. ▲ 여론조사 = CNN방송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공동 실시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케리와 에드워즈, 딘과 클라크가 4파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된 민주당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여론조사(표본오차 한계 ±5%포인트)에서 케리는 미주리에서 37%를 얻어 11%의 에드워즈와 7%의 딘을 제치고 선두를 달렸다. 케리는 애리조나주(오차 ±5%포인트)에서 29%를 얻었으며 클라크 전 사령관이22%, 딘이 13%를 각각 얻었다. 그러나 사우스 캐롤라이나(오차 ±5%포인트)에서는 에드워즈가 32%로 20%에 그친 케리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으며 클라크는 8%로 3위였다. ▲ 확보 대의원수 = 현재 딘이 113명으로 가장 많은 대의원을 확보했으며 케리의원이 94명을 얻었다.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케리가 승리했지만 딘은 민주당 지도자들이 지명할 수 있는 이른바 `수퍼 대의원' 801명중 지금까지 가장 많은 대의원을 확보했기때문이다. 오는 7월26일 보스턴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총 대의원 2천162명이모여 후보를 지명하게 된다. ▲ 지명전 일정 = 오는 2월3일 총 대의원의 12%가 넘는 269명의 대의원이 걸린남부 7개주의 코커스 또는 예비선거가 벌어진다. 민주당은 이날 사우스 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미주리, 델라웨어, 오클라호마,뉴멕시코, 노스다코타 7개주에 이어 7일에는 미시간, 워싱턴, 8일 메인, 10일 테네시, 버지니아, 14일 네바다, 17일 위스콘신, 24일 하와이, 아이다호, 유타에서 각각예비선거 또는 코커스를 치른다. 케리 의원은 `미니 슈퍼 화요일' 7개주 경선을 석권함으로써 조기에 대선후보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딘 전 지사는 그동안의 선두주자 전략을 폐기하고 이들 경선에서 2-3위를 유지하며 오는 2월17일의 위스콘신 예비선거에서 역전을 노리는 장기전으로 경선전략을 수정했다. 이에따라 민주당의 후보 지명전은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조지아,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뉴욕, 오하이오, 로드 아일랜드, 버몬트 등 10개주가 동시에예비선거를 치러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3월2일께 사실상 당선자를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