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회사인 DHL의 화물기가 지난 22일 바그다드 상공에서 무장세력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엔진에 불이 붙은 채 회항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가 24일 공개됐다. 프랑스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의 사라 다니엘 기자에게 전달된 6분 분량의 이 비디오 테이프에는 얼굴을 체크무늬 두건으로 가린 10명의 무장세력이 바그다드 남부 관목 숲지대에서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다. 무장세력 중 한 명이 발사한 견착식 미사일이 표적인 에어버스-300 화물기에 맞자 이들은 자동차를 타고 긴급히 대피했으며 비디오 촬영자로 보이는 11번째 요원도서둘러 차에 올랐다. 잠시 후 화면에는 미사일에 맞은 항공기가 바그다드 공항으로 회항하는 장면이나타났다. 화면에 비친 무장세력은 검은 색 아바야(아랍 전통의상)나 위장복 차림에 두 대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와 로켓추진수류탄 발사기, 칼라슈니코프 소총 등을 가지고있었으며 단 한 발의 미사일만 발사했다. 미사일 공격 직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의 상공에 미군 헬기가 떠다니는 장면이보였으나 무장세력은 이에 아랑곳없이 목표물을 정확히 겨냥했다. 또 이들이 사용한 미사일 발사대는 미군이 당초 발표한 SA-7 그레일 휴대용미사일이 아니라 SA-14 그렘린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가지는 모두 러시아제이지만 SA-14는 무게가 16㎏으로 SA-7(9.15㎏)보다 훨씬 무거우며 비행 중인 제트기의 유효 사거리도 2,000m, 헬기 등 프로펠러기의 사거리는 4,500m에 달한다. 다니엘 기자는 비디오 테이프가 23일 호텔 객실에 놓여 있었다며 수 백 명의 현지 취재 기자들 중 왜 자신에게 이같은 테이프가 전달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