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그룹 인수를 선언했던 KCC 금강고려화학은 17일 현대엘리베이터측이 1천만주 유상증자 방침을 통해 KCC측의 경영권 장악에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정은 회장과 현대측의 '백기투항'을 내심 기대했던 KCC는 현 회장측이 예상외로 '현대엘리베이터 국민기업화'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오자 외부에 출타중인 일부경영진에게 전화로 긴급보고를 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KCC는 이날 현대측의 발표내용이 우리사주조합에 20%를 우선배정하고 1인당 청약한도를 200주로 제한하는 등 증자조건이 철저히 KCC측에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어KCC의 경영권 장악에 강력 대항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KCC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발표 내용이어서 일단 진의파악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17일이나 18일중 내부회의를 거친 뒤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대응책을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KCC측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결의에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를 정밀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CC는 이번 유상증자가 현대측의 의도대로 성사될 경우 정상영 명예회장과 KCC계열사의 지분율은 현재 31.23%에서 11.23%로 낮아지는 반면 우리사주조합을 포함한현 회장측의 지분율은 21.6%로 높아져 지분율이 역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결의 내용이 사실상 KCC측의 유상증자참여를 막고 있는 만큼 이사회 결의 효력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인 대응을 취할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 회장측의 이날 발표로 KCC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의폭이 극히 좁아졌다"면서 "더이상의 추가지분 매집은 한계가 있으며 이제부터는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