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고아원을 돕기 위한 행사를 열고 있는 외국인 여교수들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건양대학교 영문학과 멜리사 르메이(Melissa Lemay), 데비 섀넌(Debbie Shannon), 제니퍼 맥키(Jennifer Mackie) 교수는 미국 어린이들이 즐기는 명절 중 하나인 할로윈(10월 31일)을 맞아 30일 교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색 이벤트를 열었다. 드라큘라와 마녀로 변신하고 학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뒤 500원을 내고 작은 통 안에 손을 넣어 캔디와 구내식당 및 커피숍 할인권, 자신들과의 사진 촬영권 등을 뽑는 행사를 마련한 것. 이들은 또 섀넌 교수의 어머니가 캐나다에서 직접 만들어 보내온 초콜릿과 쿠키도 1천원에 판매했는데 준비한 200여개가 순식간에 팔려 나갔다. 이들 여교수는 이렇게 해서 얻은 수익금 60여만원 중 일부러 선물을 준비한 뒤 사회복지시설 논산애육원을 방문,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들의 이같은 선행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00년 봉사활동을 하는 제자들을 따라 애육원을 방문한 르메이 교수와 섀넌 교수가 애육원과 원생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대학축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 때 양초 장사로 나서면서 시작됐다. 두 교수는 첫해 양초를 팔아 1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뒤 이를 고스란히 애육원에 전달했으며 지난해에도 도넛 판매 수익금 40여만원을 애육원 원생들을 위해 사용했다. 여기에 올해는 섀넌 교수의 대학 동창인 맥키 교수까지 동참했다. 이들은 다음달 중 또다른 이벤트를 벌여 100만원을 만든 뒤 연말에 어린이들에게 푸짐한 선물을 전달할 계획이다. 르메이 교수는 "미국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다 보니 부모 없이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심정을 느낄수 있었다"며 "애육원 어린이들도 성장해서 어려운 사람을 보면 기꺼이 도울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섀넌 교수도 "그동안 작지만 사랑과 정성이 담긴 선물을 통해 한국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며 "우리가 언젠가 한국을 떠나더라도 우리 뒤를 이어 많은 학생과 교수들이 애육원 원생들을 사랑으로 돌봐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논산=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