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이 실패하고 코피 아난도 별 진전을 보지 못한 중동평화. 이제 할리우드의 스타군단이 배우의 마력으로 이스라엘-아랍간 분쟁을 해결해보겠다고 금년 말 이전 평화사절로 중동방문 길에 나설 예정이다. 27일자 텔레그래프 뉴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세계의 정치인들이 주저앉은 곳에서성공해보겠다고 나선 배우들 가운데는 브래드 피트와 그의 아내 제니퍼 애니스턴과대니 데비토가 있다. 피트와 애니스턴은 성명에서 "지난 2-3년간의 분쟁은 여전히 다른 세대의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이 증오 속에서 자라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방치 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들이 어떻게 이런 증오를 종식시키려 하는 지는 전적으로 분명치 않고 임무의배경이 되는 논리 또한 특별히 세련된 것도 아니다. 피트와 애니스턴은 이 지역의 대다수 국민들이 협상을 통한 분쟁해결로 폭력을종식시키길 원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직접 '보통 사람들'에게 호소함으로써 싸우는 당사자들을 화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신통찮은 평화안에 신물이 나 있는 이 지역의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방문 소식에 어리벙벙하고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례로 데비토가 달콤한 차 한잔을 놓고 하마스 민병대들과 평화회담 자리에 앉는다거나 피트가 강경파 유대인 정착민들과 안식일 저녁식사 때 에이시빵을 뗄 가능성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오즈 알모그란 이스라엘 사회학자는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캘리포니아 주지사당선 이후 우리는 할리우드 혁명에 가담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하고 "때때로 일부명사들은 자기들이 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고 언론도 그들의 임무를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상황이며 그들이 순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은 TV조차도 없다. 더욱이 지난 3년간 이곳에서는 아무도남의 말에 경청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대니 데비토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고 그는 반문했다. 이 스타들은 미국 태생의 유대인 사업가 대니얼 루베츠키가 시작한 '한목소리'(One Voice)란 400만파운드 한도의 평화운동에 서명한 일단의 배우와 감독 및 작가들 가운데 하나다. 이들은 '치어스'에서 주연했고 데비토의 아내인 리아 펄먼이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루베츠키를 위해 리셉션을 베푼 뒤 명분을 지지해주도록 설득당했었다. 이자리엔 100명 이상의 손님이 참석했다. 루베츠키는 비공식 '국민투표'에 사용하도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에 있는 공회당과 학교 및 사무실들에 컴퓨터 단말기들을 나누어줄 계획이다. 이 배우들은 이 지역 국민들에게 예루살렘의 장래와 국경선,팔레스타인 난민의지위 및 수자원 이용 등 평화협상을 좌절시켰던 주요 장애들에 대해 의견을 발표하도록 부탁해볼 참이다. 조직자들은 이 배우들 중 아무도 중동이나 분쟁해결의 경험이 없지만 어느 편도아니라는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데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손재국 기자 jk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