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증거 조작 및 CIA비밀요원 신분 노출사건등을 놓고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한 비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테닛 국장은 임기 완수 등을 위해 조지 부시 대통령측과의 갈등을 피하는 등 '저자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도 재임 6년째를 맞고 있는 테닛 CIA국장이 이라크 WMD 증거 조작에 이어 CIA 비밀요원 신분노출사건까지 겹치면서 최근 가장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그의 임기가 불안해 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CIA에 비판적이었던 민주당과 정부내 고위 관리들은 물론 공화당 일부인사들까지도 이라크전을 전후한 WMD 관련 보고 내용에 차이가 큰 점을 문제삼고 있다고 논평했다. 신문은 이같은 이유 등으로 CIA와 백악관 사이의 불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전했다. CIA의 한 전직 관리는 이같은 갈등은 부시 대통령과 측근들이 (전쟁 이전) CIA의 정보들을 멋대로 과장했으나 테닛 국장이 이를 통제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됐다고말했다. 테닛 국장은 부시 대통령 진영의 정보 과장 관행 등에 맞서 싸우려하지 않았으며 자리를 내놓을 생각도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샌드위치 사이의 고기 조각 신세로 생각했던 테닛 국장은 부시 대통령과싸우다 경질되느니 6년 임기를 모두 채워 앨런 덜레스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장수한CIA국장이 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테닛 국장의 이같은 '저자세 행보'를 입증해준 사례는 지난 여름에 발생했던 '연두교서(국정연설) 사건'이다. 부시 대통령은 올해 새해 국정연설에 이라크가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우라늄을 구입하려했다는 영국 정보당국의 주장을 포함시켰으나 테닛 국장은 지난 7월16일 개최된 상원의 비공개 청문회에서 이 내용이 연설에 들어가있는 줄 몰랐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테닛 국장은 그러나 후에 국정연설 파문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테닛 국장은 백악관과 CIA 관계자들 사이의 이같은 '관료 전쟁'이 미디어나 관측통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심각한 난타전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안보팀 등 정부 관계자들은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이 이라크와 알-카에다의 연계 또는딕 체니 부통령팀이 제공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정보 등을 과장한 것에 대해 테닛국장이 몹시 당황한 바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