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등반하다가 실족사고로 의식을 잃은 조난자를 휴대폰 위치추적 시스템으로 찾고,초행길 운전자가 휴대폰에 뜨는 전자지도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꿈같은 일들이 일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리정보시스템(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개발자들이 연구·개발에 몰두한 덕분이다. 'GIS 개발자'란 건물 도로 등 구조물뿐 아니라 등고선이나 행정구역 경계 등 모든 지리적 정보를 컴퓨터를 기반으로 시스템화하는 직업이다. 베테랑 중 한 명이 삼성SDS 이병철 부장(40)이다. 서울대 토목공학과와 대학원(지리정보학 전공)을 거친 이 부장은 10년 넘게 GIS 개발에 매달려 왔다. 현재 부산시가 추진 중인 도시정보시스템(UIS) 구축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국내 GIS 사업의 효시는 90년대 말 정부가 주도한 국가지리정보체계(NGIS).대형 국책사업인 분당 일산 등 신도시들이 정부 주도로 조성됐고 정부도 신도시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 축적이 필요해 사업이 시작됐다. 최근 GIS 응용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인공위성을 통해 이동 중인 차량이나 고객정보를 실시간으로 알아낼 때 필수적이다. 전시에는 GIS의 일종인 국방정보시스템(NDIS)을 통해 지정학적인 전투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물론 적의 전투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적의 병참기지를 찾아내 폭발시킬 때도 GIS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이 부장은 "민간 부문에선 고객의 요구에 따라 단순한 지리 형태뿐 아니라 상권분석 등 경제적·심리적 분석도 함께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GIS 개발자가 되려면 정보통신 기술과 토목·지형정보에 능해야 한다. 단순히 지리적 정보를 아날로그식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가공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로 변환시켜야 하기 때문에 JAVA 등 프로그래밍 언어에도 능통해야 한다. 컴퓨터공학이나 전자공학 등 공학계열 전공자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국가 공인 '측량 및 지형정보 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보탬이 된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