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의 파업이 30일 사흘째 계속되면서 시멘트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등 전국의 철도 화물 수송이 사실상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정부당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 기관사들의 업무 복귀율이 저조한데다비상운전인력으로 투입된 기관사들 마저 피로누적에 시달려 열차운행이 점점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노조 파업사태가 장기화돼 화물연대 파업과 맞물릴 경우 물류 대란이 발생, 경제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가고 있다. 0...오전 9시 현재 부산지역사무소 소속 1천53명의 기관사중 열차운전 투입인력은 일반직.간부급.현업복귀자 등 170여명에 불과하며, 이들은 28일 파업 돌입 이후계속 운행에 투입돼 극도의 피로누적에 시달리고 있다. 군 인력 등 외부인력이 일부 동원되고 있지만 기관사 보조역할에 그쳐 열차운전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어 여객불편과 화물수송난이 가중되고 있다. 비상화물열차 19편중 대부분을 컨테이너 수송에 투입했지만 수송량이 평상시 컨테이너 수송량의 60-70% 정도에 그치면서 육상 트랙터를 미처 확보하지 못한 화주들이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높은 수송비용도 화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컨테이너는 그나마 대체운송수단 확보라도 가능하지만 유류는 운송가능한 특수차량이 절대 부족해 화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도청 부산지역사무소는 유류수송을 위해 30일 4편의 화물열차를 긴급 증편,유류수송 중심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0...시멘트 주산지인 충북 제천과 단양 지역 시멘트 수송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제천역 등에 따르면 종전 화물열차의 경우 중앙선이 하루 66회, 충북선이 68회운행하면서 시멘트 등을 수송해 왔으나 철도노조 파업 이후 중앙선은 하루 4회, 충북선은 3회만 운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천역에는 현재 1천량 이상의 화차가 발이 묶여 있고 시멘트 회사들은 벌크트럭을 추가로 확보, 시멘트 수송에 나서는 등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단양 성신양회공업㈜의 경우 종전 화차로 하루 평균 1만8천-2만t의 시멘트를 수송했으나 철도노조 파업 이후 벌크트럭과 카고트럭을 확보하고도 수송량은 하루 평균 1만3천-1만5천t에 그치고 있다. 특히 트럭으로 시멘트를 수송할 경우 거리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화물열차에 비해 운임이 3-5배 가량 높아지게 돼 이 지역 시멘트 업체들의 경영난도 우려된다. 또 7월에는 화물연대의 파업도 예상돼 철도노조의 파업과 맞물릴 경우 자칫 시멘트 등 물류 수송 대란이 우려된다. 0...강원도의 경우 당초 파업에 참여했던 200여명의 노조원 가운데 56명이 복귀 했으나 동해차량지부 소속 노조원 136명이 파업에 동참, 물류란이 이어지며 시멘트 업계 등 산업체가 타격을 받고 있다. 화물열차 운송이 대부분 중단되면서 철도를 이용한 전체 화물수송 품목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강릉 동해 삼척 정선지역서 생산되는 시멘트와 무연탄 운송에도 차 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국 시멘트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동해안 시멘트 3사의 철도를 통한 시멘트 수송에도 비상이 걸렸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은 1일 평균 출하량 6천t 가운데 16%인 1천t을 철도를 통해 수송했으나 영동선과 태백선 철도 화물열차의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하루 4억원씩 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경기도 수색과 의왕 등지의 물류기지에 3천~4천t의 재고물량이 있지 만 앞으로 이틀 정도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여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예상 된다. 강릉시 옥계면 라파즈한라시멘트의 경우 옥계공장에서 철도를 이용해 하루 평균 3천∼3천500t(하루 전체출하물량의 15%)씩 경기도 부곡공장과 충북 음성공장으로 수 송하던 시멘트 운송이 사흘째 중단됐다. 동양시멘트㈜ 삼척공장은 철도 이용률이 10%에 불과해 시멘트 출하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고 있으나 철도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 다. 하루 1천t의 무연탄을 수송하는 정선지역 무연탄업체도 사흘째 수송을 못하고 있으며 1일 400t의 석회석은 육상운송으로 대체, 물류비용이 증가하며 타격을 받고 있다. 태백 철암역은 1일 평균 74량씩 운행되던 화차 운행량이 1일 36량에 그치며 무 연탄 수송량이 1천700여t에 불과, 재고가 없는 연탄공장은 가동 중단위기에 빠졌다. 한편 국내 무연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동해화력발전소는 2개월 분량의 무연 탄을 비축하고 있는데다 탄전지역에서 동해항으로 이어지는 무연탄 수송화물열차가 하루 6회씩 운행되고 있어 연료수급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고 있다. 0...대구.경북지역에도 승객 및 화물운송에 비상이 걸렸으나 화물운송의 경우 지역업체들의 화물운송 분담률이 낮기 때문에 당장은 별다른 피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구의 경우 철도파업으로 화물열차가 평소의 20% 가량만 운행되는 파행이 계속 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업체들이 육상수송을 하고있어 지난 화물트럭 파업때와는 달 리 큰 피해는 없는 실정이다. 구미지역도 삼성, LG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부분이 육상수송을 하고있고 일부 열차수송을 하던 중소업체들도 파업예고로 사전에 미리 육상수송으로 전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아직은 물류수송에 별다른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미상의 관계자는 "구미지역 업체들의 열차수송 의존율이 극히 미미해 당장은 파업에 따른 수송대란은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다소 수 송차질에 따른 피해가 예상돼 동향을 계속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 괴동역에는 하루 26회 화물열차가 운행되다가 지난 28일 1회 운송한 이후 열차운행이 전면중단되면서 포항공단에서 의뢰해오던 1일 8천t- 1만t의 제품이 누적 되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은 오는 7월10일까지 철도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재고누 적 등 피해가 있을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0...국내 수출전략기지가 위치한 창원산업단지 내 수출업체 대부분은 컨테이너 등 화물차량을 이용한 부산항 선적이 주류를 이뤄 다행히 이번 철도노조 파업과 관 련해서는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화물연대 파업으로 큰 피해를 봤던 국내 수출 가전업체인 LG전자 창원1.2 공장 등 창원공단 내 수출업체들은 그나마 철도물류 의존도가 낮은데 대해 안도하고 있다. (부산.제천.의왕=연합뉴스) 민웅기 신정훈 강창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