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WMD)에 관한 정보를 과장했는지 여부가 내년 미국 대선의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상.하 양원이 지난주 이에 관한 비공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유력 상원의원 2명은 22일 이번 조사에 `몇달'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중진인 제이 록펠러 의원은 이날 `폭스 뉴스 선데이'에출연,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과 보좌관들은 중앙정보국(CIA)이 보내온 "수많은 비밀서류 수천쪽"을 숙독해야 한다고 지적, 조사가 빨리 끝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서류의 내용을 재검토하는데는 "앞으로 몇달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원 정보위 위원장인 팻 로버트의원(공화. 캔자스)도 정보위 의원들은 "천장높이의 방대한 자료"를 정밀하게 살펴보는 엄두가 안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보위원회의 활동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WMD 문제가 2004년 대선 운동의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위원회는 이라크의 WMD와 이에 관한 정보가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조작됐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지금까지 한차례 청문회를 열었으며 앞으로 3차례 더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상.하 양원 정보위원회는 지난주 백악관이 핵무기 및 생물무기 계획에 관한 정보를 과장했는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에 관한 청문회를 시작했으며 이 문제는 공화당의 내년 선거운동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꿈꾸고 있는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이날 NBC방송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해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의 비재래식 무기 보유에 관해 국민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속았다"면서 "문제는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속였느냐 아니면 대통령도 정보기관에 속았느냐이며 그가 진실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국민에게 다르게 말했느냐" 여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령은 이라크가 핵무기를 갖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라크에 들어간다고 말했으나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국방장관은 WMD가 티크리트와 바그다드 근처 어디에 있는지 안다고 말했으나 우리가 이라크를 장악한지 50일이 지나도록 찾아내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조지 테닛 CIA 국장이 이번 주 백악관이 이라크의 무기계획에 관한 정보를왜곡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인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두할지 모른다고 시사주간 타임지가 이날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관리는 테닛 국장이 CIA가 이라크의 생.화학무기에 관한 증거를 과장했는지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소환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타임지는 또 앤디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이 "나와 대통령 또는 부통령이 모든 것을 다 알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말해 일부 정보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음을인정하면서도 행정부의 정보이용을 옹호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