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12조원의 순익을 올리며 삼성의 주력계열사이자 캐시카우(cash cow)로 자리잡은 삼성전자는 외환위기가 몰아닥친 1997년만 하더라도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렸다. 환율폭등과 살인적인 이자율은 회사를 파산 직전 상태로 몰고갔다. 부도직전에 몰린 해외법인은 본사에 무한대의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당시 싸구려 브랜드 이미지와 전자레인지 시장에서조차 일본업체를 모방하는 2류 업체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불과 6년뒤 삼성은 신경영 2기를 맞아 '2010년 매출 2백70조원.경상이익 30조원.브랜드가치 7백억달러,세계 1등제품 50개 육성'이라는 야심찬 장기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2002년과 비교,매출과 순익은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브랜드 가치는 무려 8.4배로 늘리겠다는 게 삼성의 목표다. 신경영을 통해 기업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삼성은 2010년 기업목표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인재 육성 △세계 1등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 확보 △미래 성장엔진 발굴 △사회 친화적 경영 등 4가지를 핵심 전략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S급 핵심우수인력을 확보하고 육성하는 인재경영 실천 △어떠한 환경에서도 지속 성장이 가능한 강건한 경영체질 확보 △새로운 성장엔진으로서 신수종사업 육성 △정도(正道)·투명경영을 통한 사회 친화적 기업이미지와 브랜드 가치제고를 실천방안으로 제시했다. 새로운 성장엔진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내세운 목표는 세계 '넘버 1' 제품 50개 육성이다. 지난해 삼성 전체의 1위 제품은 모두 19개.삼성전자는 이중 D램 S램 NAND플래시 CDMA휴대폰 VCR 전자레인지 LCD구동칩 TFT-LCD 컬러모니터 등 9개의 1위 제품을 갖고 있다. 이는 삼성이 디지털 환경에서는 단기간동안 세계 전자업체중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복합형 멀티미디어 제품에 승부를 걸 계획이다. 포스트PC와 디지털TV,모바일 가전,네트워크 가전,로봇가전 등 홈네트워크 제품들도 삼성이 노리고 있는 신시장의 주력품목들이다. 시스템온칩(SOC),MCP,모바일CPU 등 반도체에서도 1위 품목을 다양화하고 통신분야에서도 IMT-2000 단말기및 시스템과 3∼5세대 모바일 네트워크 제품 시장을 장악한다는 계획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