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노사현장이 안정돼야 합니다. 노사가 싸움을 일삼으면 그 기업의 앞날은 뻔하지요." 산업평화의 전도사를 자임해온 노동부의 김동회 노사협의과장.그는 우리나라 노사관계안정에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뚝심있는 공무원이다. 사무실에서 밤 늦도록 일하는 모습은 새로운게 아니다. 요즘은 현장에 먹혀들어갈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느라 고민하고 있다. 올해 처음 도입한 노사협력지원프로그램은 노사분규를 예방하기위한 제도.협력적 노사관계를 위해 끊임없이 생각한 끝에 나온 아이디어다. 노사가 자율로 협력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재정(최고 5천만원)을 지원해 주는 제도로 70여개업체가 신청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노사분규는 일어나지 않는게 최고지요. 그러기 위해선 노사간 상호신뢰가 중요하지만 또한 예방적 조치도 그에 못지않게 필요합니다." 그는 이벤트와 협력적 분위기를 엮는 순발력도 뛰어나다. 지난해 월드컵을 앞두고 노사화합 마라톤대회를 열어 기업 노사 마라톤 마니아들을 열광케 했다. 그 덕분에 민주노총의 5월 총파업 열기가 묻혀버리기도 했다. 올해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도 협력적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1만명에 가까운 근로자와 기업인들이 한마음이 돼 뛰는 것을 보면 상생의 노사관계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지요. 노사관계는 조그만 일부터 해결하는게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노사가 함께 할수 있는 이벤트는 계속 개발돼야 합니다." 엊그제 마라톤대회는 끝났으나 계속 이어지는 이벤트와 정책개발로 눈코뜰새없이 바쁘다. 노사분규를 겪은 사업장에 대한 노무관리진단사업에서부터 노사협력지원사업,현장노사관계자교육,신노사문화 네트워크 구축,신노사문화우수기업선정 등 끝이 없다. 그는 21세기 노사관계는 협력적이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고부가가치의 지식산업이 지배하는 시대에 구태의연하게 분배를 놓고 싸운다면 뒤처질 수 밖에 없지요. 지금까지의 관행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합니다. 그래야 경쟁에서 이길수 있지요." 김 과장은 노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노사관계법개정 필요성과 관련,"법과 제도가 아무리 선진화돼도 의식과 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강조한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