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던 임모(27.여)씨에 대해 보건당국이 14일 사스환자가 아니라는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결정의 근거는 임씨에게서 `사스 의심환자'로 볼 수 있는 독감 증상은있었지만, `사스 추정환자'의 근거인 폐렴 증상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보건당국의설명이다. 사스 감염의 최종 판단 근거인 폐렴의 증상과 진단법, 사스와의 관련성에 대해알아본다. ◆폐렴이란 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를 받아들이고 탄산가스를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폐렴은 이러한 폐 조직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할 수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은 세균성과 바이러스성 폐렴이다. 세균성 폐렴은 폐렴쌍구균,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폐렴간균 등이 원인이며바이러스성 폐렴은 라이노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에코바이러스 등이 일으킨다. ◆증상과 진단 폐렴은 보통 대량의 균이 침입해 몸의 방어 능력이 약화됐을 때 발병한다. 감기에 걸린 7∼14일 후쯤에 고열,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간혹 혈담을 뱉기도 한다. 열이 높을 때에는 얼굴이 붉어지고 숨결도 거칠어지며 가슴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또한 폐에서 원활한 산소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정신이 몽롱해지며 입술이 보랏빛으로 변할 때도 있다. 폐렴을 초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기관지의 일부가 확장되어 넓어지는 기관지 확장증이 나타날 수 있다. 기관지확장증은 반복되는 폐렴 등에 의해 생기며 보통 기침과 많은 양의 가래를 분비하는 것이 특징이고 심한 경우에는 각혈과 호흡곤란을 동반하기 때문에 폐렴은 초기에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폐렴의 진단은 반드시 X-선 사진촬영이 필요하다. X-선 사진촬영으로 병변의 범위와 변화를 알 수 있지만 정밀진단을 위해 CT촬영이 동원되기도 한다. 나아가 혈액및 분비물 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규명함으로써 진단과 치료에 활용하게 된다. ◆사스와 폐렴의 연관성 현재까지 사스에 대해 정형화 된 진단법은 없다. 보건당국에서는 38도 이상의열,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가지고 있으면서 사스 발생국을 여행하고 돌아온사람을 의심환자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에 폐렴 증세가 추가되면 이 환자는 공식적인 `사스환자(추정환자)'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이날 사스환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된 임씨도 이번주 중에 폐렴증상이확인되면 곧바로 국내 첫 사스환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사스가 동반하는 폐렴이 기본적인 폐렴증세와 다른 것으로보고 있다. 특히 보통 폐렴의 경우 가래가 많이 나오는 반면 사스환자의 폐렴은 마른 기침과 호흡곤란이 주 증세로 꼽히고 있다. 이번 환자의 경우도 평소 건강했는데도 불구하고 보통 독감환자들과 달리 숨이가쁘다고 호소해 사스를 의심할만 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분석이다. 이같은 증상은 X-선 촬영에서도 구별되는데, 일반 폐렴은 폐 자체가 뿌옇거나군데군데 하얗게 보이는데 비해 사스가 동반하는 폐렴은 두 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나거나 기존과 전혀 다른 비 정형적 증상이 촬영된다. 서울대병원 오명돈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아직까지 사스환자를 확정적으로 진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폐렴의 유무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내일이라도X-선 촬영 결과 폐렴증상이 나타난다면 사스환자로 확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