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입국한 한 20대 여성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증상을 보여 방역당국이 사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 아래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환자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신고된 환자 중에서 사스와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나 감염내과 전문의들로 이루어진 사스 자문위원회는 현 단계에서는 정확한판정이 어려워 14일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본 뒤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국립보건원은 지난 10일 중국에서 입국한 임모씨(27)가 고열과 기침 등 사스와유사한 증상을 보여 현재 서울시내 격리병원에서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보건원은 자문위원회를 소집, 환자의 흉부 X-선 사진 등을 토대로 논의를 했으나 현재로서는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어 14일 CT 촬영 결과를 보고 사스 여부를 확진하기로 했다. 사스 자문위원장인 박승철 교수(고려대 의대)는 "사스로 확진을 하려면 환자의X-선 사진에서 폐렴 증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사진으로는 폐렴 증상이라고 확언하기가 곤란했다"면서 "내일 CT 촬영에서 폐렴 증상이 명확하게 나오면 사스로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이어 "확언하기는 힘들지만 지금 상태로는 사스가 아닐 가능성이 더높다는 것이 내 개인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이 환자는 약 2개월간 중국에 머물다 지난 10일 입국한뒤 감기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으나 의료진이 단순 감기환자로 판단하고 귀가시켰으며, 이후 증세가 계속돼 지난 12일 재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이 여성환자의 가검물을 채취, 정밀검사를 의뢰했으며 병원에서는의료진 외에는 임씨를 접촉하지 못하게 하고 일반인의 병원 출입도 통제하는 등 사스 환자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환자 임씨는 현재 크게 위험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립보건원은 임씨의 가족과 임씨가 타고 온 비행기의 승무원 17명, 임씨좌석 주변 승객 등에 대해 조사를 했으나 아직 이상증세를 보인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원은 또 일단 임씨 가족을 자택에 격리시켰으며 같은 비행기로 입국한여행객 전원에 대해서도 추적조사를 벌이고 있다. 보건원 관계자는 "지난 10일 이 여성환자를 귀가시킬때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피하고 자택에서 머물도록 했다"며 "보통 사스환자는 고열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데이 환자는 그렇지 않아 여러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김정선기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