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종전으로 경기침체는 없다.(앨런 그린스펀 미 FRB 의장,호르스트 쾰러 IMF 총재)" "전쟁이 끝나도 회복은 어렵다.(빔 뒤젠베르크 ECB 총재,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 이라크전이 사실상 초단기전으로 끝난 10일을 전후해 세계경제에 대한 경제지도자들의 '새로운' 진단이 쏟아지고 있다. 불확실성으로 가득찼던 전쟁 전에는 비관론 일색이었으나 전쟁이 짧게 끝나가는 지금은 낙관과 비관론이 반반으로 나뉘고 있다. 점차 밝은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는 형국이다. ◆낙관론으로 기운 그린스펀과 쾰러=그린스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미 경제가 전쟁의 후유증을 딛고 무난히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이날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전쟁의 조기종료가 확실해짐에 따라 전쟁 후유증이 효과적으로 진정되면서 장기적인 성장에 힘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에게 화답이나 하듯 쾰러 IMF(국제통화기금) 총재도 "단기전 덕에 유가폭등과 같은 충격은 억제됐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날 IMF·세계은행 춘계회의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후 세계경제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현상황은 만족스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월가의 경기조사기구인 블루칩이코노믹스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을 1.8% 및 2.2%,3분기와 4분기는 각각 3.6% 및 3.8%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잠재성장률(3~3.5%)을 웃도는 회복세가 본격화된다는 것이다. ◆여전히 비관적인 유럽·일본은행 총재=뒤젠베르크 ECB(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유로권 경제가 지난 1분기에 침체에 빠졌을 수도 있다"며 유럽경제를 어둡게 진단했다. 후쿠이 일본은행 총재도 "단기전 시나리오 범위 안에서 전쟁이 마무리되고 있지만 전후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불안정 요소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