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1:22
수정2006.04.03 11:23
최근 수험생수가 대학정원보다 적은 정원 역전현상이 나타나면서 대학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휴.교류 등이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연합대학'이나 '대학간 통합'도 이뤄지는 등 기업의 인수합병(M&A)에 버금가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대학간 학술 및 학생교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대학간 경쟁에서 중복투자를 줄이고 특성화분야간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다.
이와함께 갈수록 수험생 유치가 어렵다는 것도 한 이유.
지난해 수험생수는 67만5천7백59명으로 대입 정원보다 3천여명이 부족했다.
이에따라 등록금 의존도가 전체예산의 평균 68% 가량에 이르는 대부분의 사립대들이 '돈 가뭄'을 겪고 있다.
현재 대학간 교류는 학생 및 학술교류, 교수교환, 연구시설공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되고 있다.
지난 7일 충남 대전의 중부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교수, 교직원, 학생 교류 및 학점 상호인정 등의 협정을 체결했다.
중부대 학생들은 KAIST에 개설돼 있는 첨단분야 교과목을, KAIST 학생들은 실무중심으로 짜여진 중부대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한 것.
고려대도 한국디지털대와 손잡고 올해 2학기부터 수시모집 합격생들이 입학전에 학점인정을 받을 수 있는 '입학전 교과목 사전이수 및 학점인정 프로그램'을 운영, 양교간 교육콘텐츠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국립대의 경우 지역별 대학간 역할분담을 통해 학술 및 학생교류를 통한 협력방안을 추진중이다.
경북대 금오공대 대구교육대 안동대 상주대 등 경북지역 5개 국립대학은 지난 2001년 대학간 교류협정을 맺고 오는 2010년까지 연합대학인 '대구경북국립대학교(TKNU)'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대는 정보기술과 생명과학, 안동대는 환경생명기술과 문화관광분야, 상주대는 평생교육과 자연자원기술, 금오공대는 공학 및 산업기술, 대구교대는 교원양성 등으로 역할분담을 통해 수험생 유치 및 사립대와의 경쟁에 대비한다는 전략에서다.
대학간 통합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남 양산의 영산대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인가를 받아 같은 재단에 속해있는 부산 성심외국어대(2년제)를 통합했다.
이 학교가 성심외국어대를 통합한 이유는 장기적인 대학경쟁력을 위해 '어학'과 '비즈니스'를 강화시키기 위해서다.
통합 이후 부산의 구 성심외국어대 캠퍼스는 영산대 제2캠퍼스로 활용하기로 했다.
학제도 지난해 12개 학부 34개 전공에서 16개 학부 1개 학과 46개 전공으로 확대했다.
정원 2천2백여명보다 5백명을 늘린 2천7백여명의 신입생을 모집했다.
지난 95년이후 국내대학간 통합이 이뤄진 경우는 모두 6건.
1999년 부산가톨릭대와 지산대가 통합한데 이어 2001년에는 공주대도 공주문화대와 합쳤다.
이밖에 95년에는 경상대와 통영수산전문대가, 96년에는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가 부경대로 통합되기도 했다.
황인성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선임연구원은 "최근 수험생 부족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늘면서 대학간 교류협력과 통합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현재는 국립대간 통폐합이나 같은 재단내 대학끼리의 통합에 머무르고 있지만 앞으로 3∼4년안에 사립대간 통합논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