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와 헝가리 등 유럽연합(EU) 가입 후보13개국이 EU의 대(對)이라크 공동성명에 지지를 표명, 이라크 사태를 둘러싼 회원국간 분열이 일단 봉합됐으나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라크 사태로 표출된 유럽국가들의 갈등은 공동 외교노선 구축과 향후 EU확대일정 등 유럽통합 일정 등에 자칫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 마저제기되고 있다. EU 가입후보국들은 18일 진통끝에 이라크의 평화적인 무장해제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EU 긴급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지지를 표명, 이라크 사태에 대한 유럽공동의입장을 도출해냈다. EU와 13개 후보국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EU와 13개국은 또다른 분열을 피하기 위한 공동의 입장을 찾고 국경을 초월해 유럽의 번영과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공동 성명에 참가한 13개국은 체코, 키프로스, 헝가리,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불가리아, 루마니아, 터키, 폴란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몰타 등이다. 그러나 공동 성명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유럽의 분열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공격에 반대하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미국을 지지하는 서한에 서명한 동유럽 국가들에게 EU 가입이 어려울 것임을 경고하고,이에 맞서 동유럽의 가입후보국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진통이 이어졌다. 시라크 대통령은 EU 가입 후보국인 동유럽 10개국이 EU와 충분한 사전 협의없이일방적으로 미국을 지지한 것은 EU의 입장을 도외시한 "경솔한 행동"이라며 이 국가들의 EU 가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U 가입이 확정된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은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과 함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럽 8개국 공동 서한에 서명한데 이어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10개국도 미국을 지지하는 서한을 발표한 바있다. 이에 대해 이온 일리에스쿠 루마니아 대통령은 시라크 대통령의 발언은 "적절치못하고 감정적"이라면서 "세계를 친미(親美)와 반미(反美) 국가로 나누는 것은 현명치 못한 처사"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페테르 메드제시 헝가리 총리는 "시라크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사람은 자신의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면서 "시라크 대통령의 경고로 EU 확대가 늦춰질 것으로결코 우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블로드치미레스 치모스체비츠 폴란드 외무장관는 "다른 사람의 말에 감정적으로반응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며, 감정은 정치인에게 최선의 조언자가 아니다"면서 "EU 회원자격과 미국과의 우호관계 사이의 모순을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안톤 로프 슬로베니아 총리도 "이는 EU 회원국을 지배하는 민주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패트 콕스 유럽의회 의장은 시라크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논평을 거부한 채 "EU는 EU 가입을 위한 어떠한 새 조건을 내걸어 위협해서는 안될 것"이라며우회적으로 비난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에 대한 EU의 공동성명에 대해 전반적으로 미국의 견해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도 "독일과 프랑스 등 극소수의 국가를 제외한 모든 유럽이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협력하고있다"고 말했다. (브뤼셀.바르샤바 AFP.A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