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컬럼비아호 폭발사고 참사이전에 마련한 2004년도 예산편성에서 우주왕복선의 개량과 새 우주선 개발에 올해보다 대폭 증액된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공개된 내년도 미 행정부 예산안은 또 사상 최초로 핵 추진 로켓을 장착, 우주선의 비행속도를 높이고 목표한 행성 도착시간을 단축시키는 프로젝트에도 향후 5년간 30억달러를 투입하는 것으로 돼 있다. 우선 NASA의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3.1% 늘어난 155억달러로 증액됐다. 올해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1.9% 감축됐다. 특히 우주왕복선 프로그램과 관련된 예산은 39억7천만달러로 올해의 32억800만달러에 비해 24%나 늘어났다. 올해 예산은 2002년보다 7천500만달러가 줄어든 수준이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제안될 NASA 예산안은 아직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으나 컬럼비아호 참사로 인해 상당한 증액 등의 변화가 예상된다. 1986년 유인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고 직전에 컬럼비아호를 타고 우주를 여행한 적이 있는 빌 넬슨 상원의원(민주.플로리다) 등은 최근 몇년간에 걸친 NASA 예산 감축으로 우주왕복선의 안전수준이 크게 저하됐다고 비난하면서 NASA예산의 대폭 증액을 요구했다. 백악관측은 "행정부는 지난 10여년간의 감축기조를 거친 NASA의 예산을 내년에는 대폭 늘렸으며, 특히 우주왕복선에 대한 지원이나 우주선 유지 등을 위한 예산을증액했다"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예산안을 마련하면서 현재의 우주왕복선을 오는 2020년까지 사용을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8년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우주왕복선의 안전도 향상에 올해부터 2007년까지 추가로 6억6천200만달러가 투입된다. 그는 또 우주왕복선 대신 승무원들을 국제 우주정거장에 실어나를 궤도 우주선 개발 계획을 위한 예산을 늘리기로 했다. 궤도 우주선 개발을 위해 8억8천200만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NASA 예산안을 제안한 미 행정부 관리들은 2005년까지 지구궤도 우주선 개발을 완수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프로메테우스 프로젝트'로 명명된 최신예 핵추진 로켓개발에도 향후 5년간 30억달러가 투입된다. 이는 당초의 10억달러보다 20억달러나 증액된 것이다. NASA측은 `목성 위성 탐사'에 핵추진 로켓을 활용할 계획이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가니메데, 칼리스토 등을 탐사에 핵추진 로켓이 사용되면 현재보다 우주선의 비행속도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유로파위성은 물로 이뤄진 대양이 있어 생명체 존재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핵추진 엔진의 안전성을 놓고 반핵환경단체들의 반발 등이 예상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NASA 관련 예산안에는 이밖에 초스피드 광학 통신시스템 개발착수를 위해 3천100만달러를 투입하며 인체 연구 등에도 3천900만달러의 예산이 책정돼있다. 그러나 지구과학 분야나 생물.물리학 분야 탐사, 교육 예산 등 일부 항목의 예산이 감축됐다. NASA측은 대폭적인 증액이 예상되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회계시스템의 변화로 실제 증액효과는 나타난 수치보다 크지 않아고 설명했다. 한편 NASA의 예산 가운데 90%를 실제 집행하는 NASA와 계약돼 있는 민간기업의 역할이 컬럼비아 참사를 계기로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냉전이후 국방예산의 효율적 집행이나 우주산업의 발전 등으로 민간기업들이 대거 우주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나 NASA가 지나치게 일부 기업에 의존하면서 안전성이결여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AP=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