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명성을 떨쳐온 헬렌 토머스(82) 기자가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았다고 로스앤젤레스 지역신문 데일리 브리즈가 보도했다. 존 F.케네디로부터 8명의 역대 대통령을 취재해온 토머스 기자는 최근 열린 올해의 기자상 시상식 연설에서 미국 지도층의 타락을 개탄하고 비판의식이 무뎌져가는 기자들을 나무라면서 부시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9.11테러 이후 만연한 테러 공포와 비애국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질문을 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 오로지 공포의 파도를 타고 일어선 사람이라고 혹평하면서 "우리는 길을 잃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의회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민주당은 납작 엎드린 상태에서 대통령이 기업과 종교의 권리를 들먹이며 3부를 장악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은 남에게 베풀기보다는 폭탄을 사용해서 민주주의를 떠맡기는 쪽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토머스 기자는 케네디 대통령에 대해 "미국인이 더 높은 곳을 보도록 만든" 유일한 대통령이었다고 최고의 찬사를 보냈으나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 대해서는 "두갈래 길이 나타나면 항상 그른 길을 택하는" 인물로, 포드 대통령은 `치유자'로 각각 평가했다. 그는 또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선의'(善意)를 지닌 사람으로, 로널드 레이건은 `혁명'을 일으킨 인물로 묘사하고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자기파괴적'이고 빌 클린턴은 `대통령의 신화를 손상시킨'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오랫동안 몸담았던 UPI 통신을 떠나 현재 허스트 뉴스그룹에서 백악관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토머스는 또 요즘 기자들이 옛날 기자들과 같은 날카로움이 결여돼 있다면서 워싱턴의 기자들이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언행을 아무런 질문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서울=연합뉴스) 지난 40여년간 백악관 출입기자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