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국을 강타한 `1.25 인터넷 대란' 발생 사흘째인 27일 오전까지 곳곳에서 인터넷 지연현상이 일어나는 등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정보통신부 김창곤 정보화기획실장은 "현재 이번에 문제가 된 KT 혜화전화국 DNS(도메인네임시스템)서버에 평소보다 트래픽이 40∼50% 이상 증가하고 있다"면서 "오늘 오후 3시쯤 완전 정상화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 주요 ISP(인터넷 접속서비스사업자)들의 인터넷망은 평소와 같은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국내 인터넷 망은 전체적인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통부는 지난 26일부터 국가망 및 행정망, 은행.증권 금융망, 인터넷 사업자, 온라인 쇼핑몰, 포털사이트 등에 대해 이상유무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한 결과 국가망과 금융망, ISP, 대형 온라인 쇼핑몰, 포털사이트 등의 경우 보안패치 등 긴급 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KT, 하나로통신 등 통신사업자들도 이번 인터넷 대란의 후속대책에 분주하면서도 재발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KT 관계자는 "이미 감염된 윈도 2000 및 NT 서버들로부터 유입될 수 있는 이상 패킷 차단을 위한 보안 방호벽을 설치했다"며 "보안 방호벽을 설치할 경우 인터넷 접속 속도가 20~30% 저하될 수 있어 DNS 서버를 추가로 10대 보강했으며 이에 따라 백업용 3대를 포함해 25대가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현재 주요망 방화벽 25대, 침입탐지시스템 9대, 콘텐츠필터 19대 등 보안시스템을 설치 운용중이며 트래픽 이상 유입에 대비해 통합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시중"이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비상복구원 50명이 대기중이며 고객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루넷 관계자는 "잠복해 있던 웜의 공격이 재발할 것에 대비해 24시간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25명의 복구반을 대기시킨 상태"라고 말했다. 데이콤 관계자는 "25일 오후 장애 복구 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데이콤의 경우 실제적으로 DNS 서버 장애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재발에 대비, 현재 용산과 안양에 이중화해 운영 중인 DNS서버군을 3중화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일단 정상을 되찾은 상태이지만 안심하기는 이르기 때문에 본사 상황실 네트워크부문과 플랫폼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대책반을 가동,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털, 보안, 게임 등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포털사이트는 오라클 기반의 DB(데이터베이스) 사용으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주말 비상대응팀을 가동시켜 웜의 유입을 막아 현재 서비스에 차질이 없다. 게임사이트들도 주말 4시간 정도 인터넷 결재서비스가 마비돼 업체별로 4억∼5억원 정도의 피해를 입었고 지난 26일까지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았으나 27일 오전 정상화됐다. 이번에 문제가 됨 SQL서버프로그램 판매업체인 미 마이크로소프트(MS)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MS-SQL서버를 5만2천대 판매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서비스팩2를 다운로드 한 수는 5만3천131회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제품의 불법복제판이 정품 판매량의 배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안업계도 이날 오전을 기해 인터넷 마비사태가 거의 정상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께 인터넷접속 상황은 거의 정상수준을 회복했으며 SQL서버의 웜 감염으로 인한 사태재발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이날 오전까지 SQL서버를 사용하는 업체의 전산책임자들이 대개 MS사이트를 통해 보안패치를 마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패치를 마친 상태에서는 면역이 생기기 때문에 재발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소는 하지만 "다른 취약점을 노린 변종 웜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MS사의 사이트를 주시하면서 취약점을 상시 확인해 패치를 할 수 있도록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하우리도 이날 새벽께 인터넷 접속불통이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우리는 "대부분의 SQL서버 사용업체들이 보안패치를 마쳤거나 자사 솔루션을 통해 치료를 마쳤기 때문에 재발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인터넷 대란의 충격이 가시지 않는 듯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 "접속이 잘 안된다" 등 불만을 터뜨리고 있어 그 여파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