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일어난 50년래 최악의 산불로 1명이 숨지고 가옥 수백채가 전소하는가 하면 수도 캔버라시(市)에 18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호주 당국은 40℃가 넘는 고온과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까지 겹치면서 산불이캔버라시 외곽 8㎞까지 접근, 시 전역과 외곽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 및 목격자들에 따르면 계속되는 산불로 이날 캔버라시 외곽에서 1명이 숨지고 모두 200여채에 가까운 가옥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병원,주유소 등과 함께 한 구역 가옥 40여채가 모두 전소된 캔버라시 교외더피 마을 주민으로 알려진 이 희생자는 연기에 질식돼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더피 마을 주민인 알란 라타는 호주 A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재산은 물론 아내와 딸을 잃었지만 어디서도 그들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캔버라 병원 대변인은 30명이 연기 흡입과 화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들중 수 명은 전문 치료를 위해 시드니 화상전문 병원으로 후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시를 뒤덮은 시커먼 연기로 소방헬기는 무용지물이 됐으며 캔버라시와 주변을잇는 도로가 끊겨 진화 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또 수천명의 주민들이 소개되고 전기가 끊기는가 하면 화마가 자신들의 집을 덮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 주민들이 급히 집으로 서두르는 바람에 심각한 교통체증이빚어지기도 했다. 존 스태너프 수석장관은 "우리가 직면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경찰을 비롯한 관련 당국자들이 필요하다면 광범위한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시 외곽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이끌고 있는 피터 루카스-스미스 소방관은 산불이시외곽 8∼10㎞까지 번지고 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뉴 사우스 웨일스의 소방서장인 필 코페르베르그는 "이미 재산 피해가 발생하는등 심각한 상황"이라며 "화재진압을 위해 최대한의 인력과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고말했다. 수천명의 소방관과 군인들이 캔버라시는 물론 시드니, 호주 남동쪽 산악지역으로 번지고 있는 산불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40℃가 넘는 기온과 시속 90㎞ 이상의 거센 바람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주는 연중내내 이어지는 가뭄과 건조한 기후로 인해 산불이 발생하면 덤불과기름 성분이 많은 `유칼리나무' 등이 타기때문에 좀처럼 진화하기가 어렵다. (시드니AP.AFP.dpa=연합뉴스)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