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벤처농이 항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버섯을 일본에 대규모로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주인공은 부산 금정구 선동에서 상황버섯을 재배하는 진성농원 전장환 사장(47). 전 사장은 최근 일본 도쿄의 유명 제약회사 스노덴에 ㎏당 70만원을 호가하는 상황버섯 1.5t을 수출한데 이어 이달말에 2t을 추가 공급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전 사장은 2년전부터 스노덴의 요청으로 1억원 상당의 샘플 상황버섯을 보내 효능을 실험한 결과 일본 식약청 허가를 얻어 수출해도 좋다는 통보를 받았다. 스노덴측은 한국 상황버섯의 항암효과가 일본과 중국산보다 뛰어나 수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덴측은 진성농원의 상황버섯을 원료로 드링크류 등 건강보조식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농수산물 등의 무역업을 하던 전 사장이 상황버섯 재배에 나선 것은 1996년. 직장암으로 두번이나 수술했던 부인이 당시 1㎏에 1천만원 하던 상황버섯 2㎏을 다려먹은 뒤 완쾌하자 "사람도 살리고 돈도 되겠구나"하는 생각에 과감히 무역업을 접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상황버섯 재배의 핵심은 종균배양. 자연산 상황버섯에서 종균을 채취해 길이 20㎝, 지름 15㎝의 참나무에 옮겨심는 것이 어렵다. 전 사장은 여러 차례 실패 끝에 종균배양에 성공, 지난 98년 대량생산시대를 열었다. 상황버섯의 효능이 소문나자 고객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15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사장은 "일본 제약회사가 상황버섯이 항암효과와 숙취에 뛰어나다고 인정한 만큼 수출물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부터 국내 재배량을 늘이고 관련농가와 판매계약을 맺어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051)516-6618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