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호 태풍 '라마순'의 영향으로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인명피해와 산사태, 도로 유실 등 피해가 잇따랐다. 그러나 육지에 상륙한 태풍은 세력이 급속히 약화되면서 이동 경로에 있는 전북과 충청, 경기, 강원도 등은 큰 피해를 내지 않았고 기상청은 전국에 내렸던 태풍경보를 6일 오후 1시 30분을 기해 태풍주의보로 대치한데 이어 오후 4시를 기해 서울.경기와 충남.전남.경남지역 등에 대해서는 태풍주의보도 해제했다. ▣인명피해 6일 오후 1시 30분께 전남 나주시 남평읍 서산리 '드들강 유원지'에서 50대로 보이는 남자 2명이 다리 밑 보를 건너다 실족,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5일 오후 6시 30분께 경남 산청군 산청읍 산청리 제웅상회 앞 하수구에서 맨홀뚜껑으로 물이 넘치는 것을 구경하던 양태호(7.산청군 산청읍)군이 하수구에 빠져 숨졌으며 이날 오전 6시께 제주도 남제주군 모슬포항 방파제에서 산책하던 신희주(35.대정읍 상모리)씨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산사태.도로유실 5일 오후 7시께 경남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 심동마을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 40여t의 토사가 흘러내려 차량통행이 중단됐으며 거창군 남상면 천전리-함양군 수동면 8㎞ 구간에서도 산사태로 도로 40여m가 유실,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또 오후 9시께 밀양시 산내면 남명초소-석남사 입구 24㎞ 구간도 낙석피해가 발생해 4m 가량의 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24호 국도 구간의 차량 통행이 한 때 막혔다. 경북지역에서도 이날 오후 11시 30분께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와 운문면 삼계리를 연결하는 지방도 69호선이 낙석으로 차단돼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소흑산도 1구와 2구를 연결하는 농어촌 도로 300여m가 집중호우로 유실돼 차량통행이 전면 중단됐고 흑산면 장도마을 진입로 20여m도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또 신안군 흑산도 가거도리 마을 공동 샤워장과 축대도 뒷산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붕괴되고 홍도 1구 호안도로 난간 100여m가 파손됐으며 흑산면 사리선착장 30여m와 흑산면 만재도 방파제의 블록구조물 200여개가 유실됐다. 대구 지역에선 5일 오후 11시 48분께 서구 달구벌대로 내서로터리 지하철 2호선 2-7공구 현장에서 지하철 복공판이 5m 정도 침하해 한동안 교통이 통제됐다. ▣재산피해 5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1동 김모(36)씨 소유의 단층 주택 지붕 일부가 강풍으로 파손됐고 담벼락도 손상됐다. 부산에서도 서구 부민동 3가 전모(41)씨 집의 가로 4.5m, 높이 1m의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흘러내려 가족 2명이 부민동사무소에 임시 수용돼 있다. 이에 앞서 오후 9시 30분께 부산 영도구 남항동 영도도서관 담벼락 옆 소나무가 강풍에 쓰러지면서 담벼락 15m도 함께 무너져 인근에 주차해 둔 부산2나 6922호 캐피탈 승용차가 파손되기도 했다. 제주지역에서는 어선 9척이 강풍에 밀려 좌초되거나 도내 항.포구 6곳의 방파제와 물양장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또 차량 1대가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침수된 뒤 운전자가 가까스로 구조됐고 서귀포시 월평동 2개 양식장에서는 해수 취수관 이상으로 넙치 40만여마리가 폐사해 10억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냈다. ▣농작물 피해 이번 태풍과 비로 전남 보성지역 570㏊를 비롯, 고흥 240㏊, 여수 57㏊, 장흥 50㏊ 등 전남 지역에서 벼 917㏊가 침수됐으며 강진 마량면에서 장미재배 비닐하우스 4채가 전파되고 신안 팔금에서 배 14㏊가 낙과 피해를 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운행 중단 태풍으로 인해 해안의 여객선과 주요 국내선 항공기 운항에도 차질을 빚어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기점 추자.완도.목포.여수.녹동.부산.인천 등 7개 항로 13척의 여객선 운항이 3일째 전면통제되는 등 인천항과 목포, 여수항 등 각 항만에서 이날까지 여객선운항이 통제돼 섬지역 주민들의 발이 묶여 있다. ▣비상근무 일선 자치단체 재해대책본부에서는 태풍이 예상보다 큰 피해를 내지 않고 지나가자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날 오후 늦게까지 비상근무를 계속한 뒤 태풍이 완전히 지나가는 7일 이후 본격적인 피해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특히 시.도 재해대책본부에 비닐하우스 훼손이나 과수 낙과 등 농작물 피해가 속속 접수되고 있어 시간이 지날 수록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7일 오전까지는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태풍 진로 태풍 '라마순'은 오후 3시 현재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크게 약화돼 원주 부근을 지나 오후 6시께는 속초 부근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세력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태풍이 지나가는 강원도 지역에 구름대가 많아 비 피해에 대비해야 하며 중심부에는 아직도 초속 18m의 강풍이 불고 있어 내일 오전까지는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김재선 김영만 김상현 강종구 김호천 홍창진 조성민 기자 min36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