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산업을 코리아 브랜드로 묶어내자.' 2002 한.일 월드컵의 성공을 국가 재도약의 토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높다. 한마디로 이제는 '경제 4강'의 신화를 창출할 때라는 지적이다. 한국축구가 4강의 기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보여준 온 국민의 단합된 힘은 전 세계에서 '코리아'라는 국가를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동시에 세계 경제대국인 일본과 월드컵 행사를 공동으로 치러낼 수 있는 에너지와 역량이 있는 나라라는 사실도 전 세계에 알리는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월드컵을 통해 조성된 경제성장의 호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한국의 산업을 세계에 전파하는 후속작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전 세계가 코리아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 때 그동안 묻혀 있던 한국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실질적인 경제효과를 거두는 비즈니스 사고로 시급히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월드컵 개최와 4강 진출로 우리가 거둔 직.간접적 경제효과는 수십조원에 달한다. 이번 월드컵 개최로 국가브랜드 이미지가 10% 정도 개선됐다고 가정하면 2백조원에 달하는 우리 수출상품의 가치가 10%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월드컵 공식후원업체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일본내 인지도가 월드컵 전인 2월 32%에서 6월 67%로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이 세계 축구의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한국경제도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경제 월드컵의 성공'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1위 산업군들과 기업들을 코리아 브랜드로 엮어내는 후속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미 한국은 메모리반도체와 TFT-LCD(박막액정표시장치), 브라운관 등 주요 전자산업분야에서 독보적인 세계 1위를 확보하고 있다. 디지털TV와 휴대폰 등 차세대 전자제품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철강과 조선에서도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업체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다. 자동차 생산대수에서도 당당히 세계 5위에 랭크돼 있다. 세계적인 구조조정과 업계 재편의 과정에서도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2010년까지 세계 5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들 산업과 기업은 각 업계에서는 세계적인 위상을 확보했음에도 불구, 세계 경제대국으로서의 한국이라는 위상을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를 달성하는 데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이들 산업과 한국을 연결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높아진 코리아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구체적인 활동이 필요한 시기다. 한국경제의 동력인 수출 패러다임을 고가화 수출전략(High quality, Better price)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전문적이며 체계적인 국가브랜드 제고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월드컵 기간에 형성된 긍정적인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경제적 결과물로 따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을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디딤돌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한국산업의 장점을 세계인에게 알릴 국가마케팅 전략을 제대로 수립해 실천에 옮겨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